‘바른말 고운 말’, ‘국어사랑 나라사랑’, 다 귀에 익은 말이요 눈에 익은 글귀다. 지구상에 많은 나라와 민족이 있지만 고유의 언어와 문자를 가진 나라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보기 드물게 우리 고유의 언어와 한글이라는 탁월한 문자를 가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 그들이 내선일체를 내세우며 우리의 역사와 언어 문자의 말살정책을 펴서 초등학교에서부터 우리말과 글을 못 쓰게 하고 일어와 일본글 '가나'를 가르쳤다. 역사 또한 일본 역사만을 가르쳤다. 그랬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의 말 가운데 일본 말이 섞여 아무런 의식 없이 우리말인양 써지고 있는 게 꽤 있다.
제나라의 고유한 언어와 문자를 지키지 못하고 잃어버린 민족은 결국 타민족에 동화되어 자신들의 뿌리를 잃어버리고 사는 민족도 많다. 청나라를 세워 중국 대륙을 270여 년을 지배하던 민족은 오늘의 한족이 아니라 만주족(만족)이었다. 그들은 지금 그들의 언어와 문자를 잃어버린 채 한족이 되고 말았다.
이에 비하면 우리 민족은 그 많은 외세의 침략과 점령의 역사 속에서도 우리 고유의 언어와 문자와 문화를 지켜온 덕에 오늘날 지구상에 이렇게 어엿한 독립국가로서 5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의 일상 대화 속에서나 각종 문안 속에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들이 섞여 있고 또 알지 못할 외래어들이 많아 이해에 혼란을 준다. 어떤 외래어는 우리말로도 충분히 고쳐 쓸 수도 있거늘 원어 그대로 쓰는 것은 또 무엇인가?
예를 들면 ‘무용 경연’하면 되었지 ‘무용 콘테스트’라고 해서 얼치기 표현을 한다. 영어가 국제 공영어가 되다보니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영어의 가치가 높아짐도 사실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영어 조기교육을 위해 영어권나라의 어학연수를 보낸다. 유학을 보낸다 해서 열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이 시대에 외국어를 익히는 것도 개인을 위해서나 국익을 위해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언어와 문자만큼은 소중히 여기며 제대로 사용하며 잘 가꾸어 가야하지 않겠는가. 듣기에도 민망스런 욕설을 예사롭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다.
계층 불구하고 아무데서나 가리지 않고 쓰다 보니 이젠 욕이 일상용어가 되다 시피 되어 욕에 대한 혐오감도 무뎌진 것 같다. 길에 지나가다 보면 어린학생들도 말끝마다 ‘X바(팔)’가 조사처럼 붙어 사용된다. 어떤 아이들은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사용하는 것이다. 가끔 방송의 오락 예능 순서에서도 막말과 욕설이 튀어나와 문제가 되곤 하지 않는가.
요즘 야당의 어느 국회의원이 여당의 어느 대선 후보에게 ‘그년’이라는 표현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그년’은 ‘그녀는’의 준말이라고 했다가 논란이 거세지니까 ‘그녀는’이 오타가 되어 ‘그년’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의 준말이 ‘그년’이라는 것은 국어 대사전에도 없다. ‘년’하면 여자를 비하하는 말로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말이다. 함부로 써서는 아니 될 말이다. 우리나라 말에는 속어나 비어 존칭어가 있어 쓰이는 대상이 각기 다르다.
이점이 다른 나라 말에 비해 까다롭기도 한 반면 우수한 점이기도하다. 이토록 아름답고 훌륭한 우리말과 글을 왜 우리 스스로가 일부러 비어와 속어 그리고 욕설을 골라가며 쓰는 지경에 이르렀는가.
우리말과 글이 더 오염되기 전에 ‘바른말 고운말’, ‘국어사랑 나라사랑’을 위하여 국민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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