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청년 실업, 중소기업은 사람이 모자란다. 우리나라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가 청년 실업문제다. 학력 수준이 외국에 비해 높으면서도 실업률이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또 대량 실업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정부에서도 이 같은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제1의 과제로 삼아 노력하고 있으나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더구나 최근의 경기는 장기 불황을 예고하고 있어 저성장 속에 청년 일자리 찾기는 그리 쉽지 않을 듯하다.

  지난 2월 기준 통계청은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이 12.5%로 1999년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 4.9%에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실질적인 실업 체감률은 35%에 이르고 있다. 경제 불황에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청년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청년 실업 사태는 우리만의 고민은 아니다. 세계적인 현상이다. 적어도 10년 내지 15년 이상 청년실업 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20~29세 청년 인구는 2020년까지 680만 명 수준을 유지하다 그 이후 연평균 3.3% 씩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78%를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의 산업 구조와 70%가 산(山)인 우리는 부존자원이 없어 원료를 수입, 가공해서 내다 파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세계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어려움이 닥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의 청년실업 사태는 산업과 인력 구조상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 산업체의 99%가 중소기업 인데 비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취업 준비생은 70%가 대졸자로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고학력 군이다. 소위 대기업으로 불리는 30그룹의 취업 인구는 1백만 명 수준이다. 70%에 달하는 대졸자들이 99%의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있는 그야말로 불균형의 막다른 길이다.

  백수가 될망정 중소기업엔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에 취업해야 배우자를 만나거나 장래가 있다는 잘못된 가치관이 대규모 실업사태를 유발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중소기업 62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5%인 549개 사가 내국인 근로자를 구할 수 없어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우수한 중소기업이 많지만 대기업을 선호하는 편견 때문에 대기업은 취업문이 좁고 중소기업은 사람이 모자라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청년 실업자들은 사회 낙오자로 폐기 처분될 수밖에 없다.

  그때에 가서는 취업 시기를 잃어 취업하려도 일자리가 없어 백수로 늙어가게 된다. 쪽방에서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의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 노동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곳이다. 이제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 적성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체면과 명분에서 떠나 실리. 실속을 차려야 후회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빠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아직까지 고루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낙오자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뿐 아니라 우리 경제도 장 기불황에 접어들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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