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팔미도등대

이땅에 처음 불을 밝힌
 최초의 등대

인천 중구 연안부두로 36 해양광장전망대 1층
032-885-0001(현대마린개발)
www.palmido.co.kr

  팔미도는 대한제국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가 세워진 섬이다. 이 등대에는 근대의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을사늑약을 맺기전 인천항을 오가는 자국의 배들이 자주 해난사고를 겪자 일제는 대한제국 정부에 등대를 세울 것을 강요했다. 결국 1903년 6월에 해발 58미터 높이의 팔미도 정상에 작은 콘크리트 등대를 세우게 되었다.

  백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2003년, 팔미도등대는 그 수명을 다해 밤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을 인도하는 일을 새로 지은 커다란 등대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2009년 6월 옛 등대가 불을 밝힌 지 106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인들의 팔미도 입도가 허용되었다. 섬이 개방되면서 선착장에서 팔미도등대까지 이어지는 산책로와 광장이 조성되었으며 등대 주변에 전망대와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홍보관 그리고 등대역사관도 마련됐다. 해송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등대까지 이동하면 홍보관 꼭대기에 위치하는 전망대에서 영종도를 비롯해 무의도, 실미도 등을 조망할 수있다. 팔미도 유람선‘금어호’를 타고 국내 최장 길이의 연육교인 인천대교와 수없이 뜨고 내리는 여객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산 가덕도등대

 새하얀 오얏꽃에 새겨진
질곡의 역사

부산 강서구 가덕해안로 1237
051-609-6803(해양교통시설과)
www.portbusan.go.kr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항동에 위치한 가덕도는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놓이기 전까지 부산 사람들조차 그 존재를 잘 몰랐던 섬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던 긴 세월만큼 가덕도등대를 찾아가는 길은 수월하지 않다. 단순 방문일 경우 에도 최소 5일 전에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을 통해 예약해야 하며 두 차례 검문으로 신분을 확인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단 가덕도등대에 도착하고 나면 그 정도 수고는 보상 받고도 남는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외양포마을을 지나 가파른 산길을 넘어가면 섬 끝자락에 갈매기 깃털처럼 새하얀 등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등대 출입문 위쪽에 오얏꽃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대한제국이 일제에게 사실상 국권을 넘겨주었던 1909년 불을 밝힌 등대이기에 오얏꽃의 의미가 남다르다. 등대 아래 건물은 등대기념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여기서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등대에서 되돌아 나와 곧장 뭍으로 가지 말고 외양포마을에 남겨진 태평양전쟁의 흔적을 곱씹어 보자. 외양포(外洋浦)는 당시 일본군 제4사단 소속 진해만요새 사령부가 주둔했던 곳으로 탄약고와 벙커 등의 시설이 그대로 남아있다.

 
 
 울산 울기등대

대왕암의 전설이 깃든
동해안 최초의 등대

울산 동구 등대로 155052-229-3852
(울산광역시청 관광과)

  대왕암공원은 울울창창한 소나무 숲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울 산을 찾는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 중 하나다. 신라 문무 왕의 부인인 문무왕비가 잠들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대왕바 위’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이곳에는 의외의 보너스 같은 존재가 하나 있다. 1906년 이 땅에서 세 번째로 불을 밝힌 울 기등대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은 바닷가 쪽에 세워진 새 등대에 제 역할을 넘겨주었지만 울 기등대는 사실 동해안 최초의 등대였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해군부대가 이곳에 주둔하면서 등대를 설치하였고, 당시 울산의 끝이라는 뜻으로 울기(蔚埼)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훗날 명칭이 일제의 잔재라는 의견에 따라 한자를 울기(蔚氣)로 변경했다고 한다.

   1만5천여 그루의 소나무 사이로 굽이치며 이어지는 피톤치드 가득한 산책길따라 걸으면 지난 백년 동안 울산 앞바다의 길잡이 역할을 했던 울기등대와 만나게 된다. 이 산책로변에는 소나무 외에 벚나무와 개나리가 식재되어 있어 4월이면 화사한 꽃향기로 가득한 꽃길로 변모한다. 곳곳에 동백나무와 수선화도 만개해 등대로 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준다.

 
 
울진 죽변등대

시누대숲에 둘러싸인
울진 바닷가의 절경

경북 울진군 죽변면죽변리 산 1-23
054-789-6891(울진군청 문화관광과)

  대게의 고향 울진 죽변리에서 가장 이름난 명소는 <폭풍 속으로> 드라마 세트장일 것이다. 파도치는 아찔한 바닷가 절벽 위에 올라 앉은 가옥이 빚어내는 이국적인 풍광은 수많은 관광객들을 이곳 죽변리 바닷가로 불러 모았다. 그러나 그들이 지나는 길목에 백년 등대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대게와 싱싱한 활어를 취급하는 죽변항에서 드라마 세트장 이정표를 따라 이동하면 시누대숲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에 죽변등대가 자리 잡고 있다. 죽변등대 역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등대. 1910년 11월에 건립된 이 등대는 우리나라 동해 항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할 뿐 아니라 직선거리로 울릉도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 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죽변등대를 러시아군을 감시할 목적으로 활용했다. 등대 내부의 천정에는 본래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이 새겨져 있었으나 지금은 태극문양으로 대체되었다. 아마도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바뀌었을 것으로 여겨 진다.

  죽변등대 주변 시누대숲 사이로 산책로가 개설되어 있다. 이는 드 라마 세트장에서 등대가 세워진 바닷가 언덕 허리춤을 두르며 이 어지는 호젓한 산책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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