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폭염과 밤에는 열대야로 벌써 10여 일 넘게 고통스럽게 보낸다. 이런 속에서도 런던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대표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목에 걸고 당당하게 시상대에 오른 모습을 보는 순간은 열대야의 고통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
시상대의 제일 높은 금메달의 자리에 우리 선수가 올라서고 양 옆 낮은 자리에 은, 동메달 선수가 올라 선채, 우리 태극기가 중앙에 높게 그리고 양 옆에 은, 동국가의 국기가 낮게 걸려 계양되면서 우리의 애국가가 연주되는 순간은 가슴이 뭉클하는 감격과 눈물마저 핑 도는 감동을 우리 국민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경기 장면 하나하나 어느 구석에서나 선수들의 이겨야겠다는 투혼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들이야말로 진정 국가를 위해 자신을 위해 혼신이 힘을 다 쏟는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올림픽이 개막되자 사격에서 진종오 선수가 첫 번째로 금메달을 쏘아 올려 우리 국민 모두에게 기쁨을 안겨다 주었다.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범 선수는 경기를 마치고 나와 하는 말이 “베이징 대회 때는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이번 대회 만큼은 죽을 각오하고 싸웠다”라고 했다. 죽음을 각오한 결의 앞에 무엇이 걸림돌이 있으랴. 그는 온 몸이 성한 곳이 없을 만큼 심한 부상과 통증을 견뎌가며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내 주었던 그 선수와 다시 맞붙어 당당하게 실력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어서 더욱 값진 금메달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양궁은 세계가 인정하는 7년 연속 우승의 불패의 종목이 되었고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과 남· 여 개인전 동시 금메달은 양궁 출전사상 첫 기록을 세운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신예 선수들 중에 펜싱의 김지연 선수, 사격의 김장미 선수, 유도의 송대남 선수는 세계 랭킹 1,2위의 쟁쟁한 선수들과 겨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이 또한 놀랍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 밖에도 여자 펜싱 단체전과 남자 펜싱 단체전에서의 각기 동메달과 금메달도 우리 펜싱 출전사상 처음 이룩한 쾌거인 것이다. 특히 축구 대표팀이 영국 대표팀과의 연장전까지 가는 피를 말리는 접전을 치룬 끝에 승부차기에서 한 골 차로 4강에 오르는 그 순간 우리 온 국민의 감격의 함성이 새벽하늘을 뒤흔들었다. 축구의 종주국이요, 유럽의 강호인 영국의 자존심을 꺽은 태극 전사들의 기상을 월드컵 4강의 역사를 올림픽에서 또다시 쓴 것이다. 또 심판의 오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투혼을 불살라 메달을 딴 수영의 박태환, 유도에 조준오, 펜싱의 신아람 선수에게 더욱 큰 박수를 보낸다. 각 경기에서 메달을 딴 선수 하나하나의 면면을 보면 다 그 나름대로의 피와 땀으로 맺어진 결실이었기에 어디 내놓아도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값진 승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수단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텐텐(금 10개, 종합 10위)의 목표를 세우고 출정을 했다는데 필자가 이 원고를 쓰는 시점에서는 이미 금 10, 은 4, 동 6으로 메달 총수 20개로 중국 미국 영국에 이어 종합 4위에 올라 있어 남은 경기에서 더 기대할 여지도 있지 않겠는가. 64년 전 아시아의 변방의 이름 없는 작은 신생국가였던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은 스포츠의 강국이요, 문화의 강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전통 무술인 태권도가 올림픽종목으로 채택되어 인기 종목이 되었고 태권도는 지금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보급되어 자리를 굳혀가고 있으며 양궁과 함께 세계 여러 나라의 올림픽 대표선수들의 감독을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맡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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