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백 나무 사랑

   평택시 고덕면에 위치한 편백나무 가구 공장. 편백나무 향이 가득한 이곳에서는 편백나무를 사용해 목침에서부터 베개, 가구, 등받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낸다. 현재 8년 째 ‘편백사랑’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철규 대표는 편백나무 쿠션 목침의 개발자이자 편백나무 공예 명인이기도 하다.

“예전에 이일을 시작하기 전,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병원을 다녀보기도 했는데 쉬이 낫지는 않더군요. 그러다 지인이 나무 베개를 하나 선물해 줬는데 그 베개를 베고 나서부터 머리가 아프지 않더라고요. 물어보니 편백나무라 하더군요.”

건축업 일을 하던 최 대표는 일을 그만둔 후 다른 사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여의치 않아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도움으로 편백나무를 알게 됐고 최 대표와 편백나무의 인연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편백나무 목공 사업을 시작하려 했을 때 지인들 중 열에 아홉은 그를 말렸다.

“가족, 친구, 지인들 모두 절 말리더군요. 당연히 돈이 안될 거라는 생각에서였죠. 제 고집대로 일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사업이었기에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목공업 자체가 본래 쉬운 분야는 아니었다. 최 대표는 어려운 현실에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하였다.

“일반 목침은 너무 딱딱해서 베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생각을 했죠. 어떻게 하면 목침을 편하게 벨 수 있을까?”

그렇게 1년여 동안 연구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지금의 쿠션 목침이 완성되었다.

그가 창작해 낸 쿠션 목침은 머리에 벴을 때 일반 솜 베개와 같은 탄력감을 가지고 있어 아프지 않으며, 여름에는 땀이 차지 않는 다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그의 제품들은 모두 인체에 무해한 목공 풀을 사용하고, 대부분 조립식으로 만들어져 친환경적이다.

이 쿠션 목침은 현재 특허를 받은 상태이며 이와 같은 원리로 만든 차 등받이도 모두 특허 등록되어있다.

특히 등받이는 현재 연세대 의대와의 제휴를 통해 병원에서 물리치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의과대 교수들의 추천으로 지난해 6월, 편백나무 공예 명인이 되었다.

현재 그가 만든 제품들은 장흥의 편백나무숲 관광지에서 판매가 되고 있으며 침구 브랜드인 ‘이브자리’의 편백나무 베개 역시 모두 ‘편백사랑’ 제품이다.

“제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편백나무가 좋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에게 편백나무와의 만남은 일생일대의 너무도 신기한 체험이면서 그의 삶을 통째로 바꿔준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평택의 관광 상품으로

나무에서 스스로 발생되며 해충이나 곰팡이 등 해로운 물질을 살균하여 피부질환을 완화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해 주는 천연 항생물질인 피톤치드 성분.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유독 뛰어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주걱과 도마 같은 주방용품을 편백나무로 만들어 사용하면 각종 병균을 예방해 안전하게 음식을 조리할 수 있으며, 편백나무의 향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리적 안정을 유도한다고 한다.

현재 최 대표는 웃다리문화촌에서 이러한 편백나무 체험을 위한 공예 체험 학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 전체가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이곳은 최 대표가 손수 만든 공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편백나무를 이용해 소공예품을 만드는데 지난해 경기관광공사의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이곳은 어린아이들이 어떤 화학약품 노출의 위험 없이 마음 편하게 뛰어놀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체험관은 너무 좁아요. 이곳을 더 늘리기는 힘들지만 여러 곳에 체험장이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이곳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부모들에게도 인기만점 장소이다. 이곳을 체험했던 한 아이는 체험장을 왔다간 후 평소 겪었던 불면증이 사라졌다고 한다. 바로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불면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말마다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편백나무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최 대표는 앞으로 체험학습과 공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한다.

“제가 체험학습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국내에 아이들을 위한 목공체험학습에는 특별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체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것을 만듦에 목표를 두고 있어요. 또한 아토피를 가진 많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장소를 확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지역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확대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백나무를 많이 심는 것도 중요하다. 최 대표는 현재 2만 5천 그루의 편백 나무를 평택과 장흥 지역에 심어놓았다. 웃다리 문화촌의 하우스 안에도 200그루의 작은 묘목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성공은 노력하기에 달린 것

“처음 아무것도 없이 이일을 시작했기에 힘이 많이 들었죠. 그러나 처음부터 쉬운 일이 있나요.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가족과 지인들 모두가 인정해주는 명인이 됐잖아요.(웃음)”

지금의 명인이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런 그에게는 한가지 꿈이 있다.

“현재 저희 공장에서는 직업훈련소 친구들을 데려다 교육 중에 있습니다. 뭔가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었죠. 그들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장에서 일을 배울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제안했습니다.”

직업훈련소와의 연계를 통해 진행된 기술교육은 2주째 진행 중이며 현재 10명의 청년들이 목공을 배워갔다. 배우는 사람에게도 가르쳐 주는 사람에게도 공장에서의 시간은 뜻깊고 가치있었다. 편백나무의 영향인지 최 대표의 영향이었는지 모르지만 모두들 즐겁게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최 대표는 본인이 직접 목공 학교를 운영하여 어려운 환경의 청년들이 자신의 지도 아래 목공 분야의 인재로 양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 말한다.

“가끔 현장체험 학습을 위해 학교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학생들도 좋아하고 함께 가는 아내도 좋아해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보람된 일인 것 같아요.”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제품을 계속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최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현재도 개발할 것은 무궁무진하다는 최철규 대표. 그는 더불어 목공업계가 더욱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개발해서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고 그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생각했기에,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 조금의 가능성에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그는 편백나무 공예의 당당한 명인으로서 자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으로서 큰 목표는 없어요. 단지 계속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목공은 배워두면 쓸모 있는 기술입니다. 그 가치와 필요성을 계속 알리고 열심히 아이들이나 주부들, 배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 일에 매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했던 것을 똑같이 사람들이 경험해서 어린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건강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편백나무는 건강이자 희망이라고 말하는 최철규 대표. 그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건강과 희망이 함께하는, 힐링의 도시가 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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