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이 글은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 것이 나의 인생에 한이 된다”라는 뜻이다.

  고려 말 유명한 학자였던 이규보 선생이 몇 번의 과거에 낙방하고 초야에 묻혀 살 때 집 대문에 붙어있던 글이다.

  이 글에 대한 유래는 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어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집주인(이규보 선생)에게 숙박을 요청하니 집주인은 조금만 더 가면 주막이 있으니 거기에서 숙박하는 것이 편하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듣고 임금님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 주막을 찾아갔는데 그 집(이규보) 대문에 붙어 있는 글이 임금님을 궁금하게 한 것이다.

  유아무와 인생지한(有我無蛙 人生之恨: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것이 내 인생의 한이다.)“개구리가 뭘까?”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 만큼의 한문의 지식은 있으나 개구리가 뜻하는 걸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주막에서 국밥을 한 그릇 시켜 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 집(이규보 집)에 대해 물어보니 이규보 선비는 과거 시험에 수차례 낙방하고 마을에도 잘 안 나오고 집안에서 책만 읽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궁금증이 발동한 임금님은 다시 그 집으로 가서 사정사정한 끝에 하룻밤을 묵어갈 수 있었는데 잠자리에 누웠지만 집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은 오지 않아 주인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궁금하게 여겼던 “유아무와 인생지한”이란 글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유래는 옛날에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가 꾀꼬리 한테 노래 시합을 하자고 제의하면서 바로 “3일 후에 노래 시합을 하자”는 거였다. 그리고 심판은 두루미가 좋겠다고 하였다.

  꾀꼬리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까마귀는 노래를 잘하기는커녕 목소리 자체가 듣기 거북하였기 때문에 시합에 응했다. 그리하여 꾀꼬리는 3일 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하였고 반면에 까마귀는 노래 연습은 안하고 자루 하나를 들고 논두렁에 나가 개구리를 잡으러 다녔다.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두루미에게 갖다 주고 뒤를 부탁한 것이다.

  약속한 3일이 되어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 곡씩 부르고 심판인 두루미의 판정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꾀꼬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고운 목소리로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장담했지만 심판인 두루미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말은, 이규보 선생이 임금한테 불의와 불법으로 얼룩진 나라를 비유해서 한 말이다. 이규보 선생 자신이 생각해도 그 실력이나 지식은 어디 내놔도 남한테 지지 않는 데 과거를 보면 꼭 떨어진다는 것이다. 돈이 없고 정승의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매번 낙방하였다는 것이다.

  이규보 자신은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 같은 입장이지만 까마귀가 두루미한테 상납한 개구리 같은 뒷거래가 없었기에 번번이 낙방하였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임금님은 이규보 선생의 품격이나 지식이 고상하기에 다음에 다시 한 번 시험에 응하라고 권유하고 궁궐에 들어와 임시 과거 시험을 명하였다고 한다.

  과거를 보는 날 이규보 선생도 뜰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시험관이 내 걸은 시제(詩題)가 “유아무와 인생지한(有我無蛙 人生之恨)"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게 무슨 뜻인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규보 선생은 임금님이 계신 곳을 향해 큰절을 한번 올리고 답을 적어 냄으로서 장원급제하였다는 이야기다.

漢字뜻풀이
有 있을 유, 我 나 아, 無 없을 무, 蛙 개구리 와, 之 어조사 지, 恨 한탄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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