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서. 소방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하는, 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이다. 특히 안성소방서는 시민의 곁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동시에 따뜻한 나눔과 봉사의 역할까지 동시에 하고 있다. 그렇게 자신만의 신념을 통해 직원들과의 화합으로 안성소방서를 이끄는 권은택 안성소방서장에게 현재의 안성소방서, 그리고 올해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강도 높은 훈련·교육으로 재난취약계층에 선제적 대응
가장 중요한 화합. 직원들과의 소통으로 이끌어...
올해 노유자 시설 전담의용소방대원 시범운영할 것

○ 안성소방서는 어떠한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는가?
  - ‘라면을 끊이며’에서 작가 김훈은 소방공무원에 대해 “밀실에 고립된 인간들은 재난을 돌파하는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소방대원들이 그 밀실을 깨고 들어가 인간을 구한다. 그 대원들은 이 사회의 기초를 지키고 버티어 주는 안전판이고,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실천하는 보살들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또한, 안성 소방공무원들은 “어디를 가든지 마음을 다해 가라”는 공자의 말씀대로 언제 어디서든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시민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거나 일상생활 중 단순한 불편사항에도 출동하여 자기 가족들을 대하듯이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119가 멀리 있는 자식보다 낫다”라며 소방을 극찬한 사례도있다.
위와 같은 사례를 볼 때 안성시민들도 아마 우리를 가까이에서 언제 어디서든 항상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이웃사촌 또는 가족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조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생각이면서 바람이기도 하다.

○ 취임 1년 동안 추진했던 시책 및 성과는?
  -2015년 1월 무한한 책임감과 새로운 각오로 안성소방서장으로 취임 한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지난 시간을 뒤돌아 볼 때 많은 보람과 아쉬움도 함께 느낀다.

  안성지역은 지리적 여건상 도로망이 발달하여 대형 창고와 공장들이 많이 있고 자연적인 요인으로 대형 요양병원 등이 관내 외곽지역에 산재해 있어 대형 재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컸다.

  특히 63일간 지속돼 국내 최장기 화재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됐던 2013년 코리아냉장 화재는 내가 안성으로 부임하기 전부터 강력하게 각인되었던 안성의 이미지였다.

  그래서 안성을 맡고 있는 동안에는 그와 같은 대형화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일 먼저 대형 창고시설, 요양병원과 노유자시설 안전대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취임 후 1년 동안 여러 가지 시책들을 추진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것이다.

  먼저 각 대상별 전수조사를 위해 특별전담반을 꾸려 비정상적인 소방시설 및 피난방화시설을 정상화 시키는 한편 시설 관계자들이 자율적인 안전관리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설별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했다.

  더불어 시설물 대표자들의 안전의식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안전교육도 실시했다. 현장활동 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상처별 취약요소·출동로·특성 등을 고려한 종합 매뉴얼도 작성하여 현재 전 직원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으로 다행히 작년 한해 대형 창고 및 요양병원 등 에서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되지 않았다. 모두 열심히 해준 직원들 덕분이었으며 내색은 안하지만 힘들었을 직원들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아쉬웠던 점은?
  -골든타임 확보가 귀중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소방인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안성소방서의 현실은 넓은 관할 지역임에도 119안전센터가 타 지역에 비해 적기 때문에 화재나 구급출동에 있어 골든타임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비근한 예로 면적은 서울의 91.5%에 해당하지만 센터는 4개소로 서울 116개소의 3.45%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작년은 전년 대비 소방수요까지 급증해(화재 47%, 구조 19%, 구급 5.5%) 5분 내 현장 도착률이 경기도 전체 평균(44.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20.67%)에 그쳤다. 경기도의 재정여건으로 타 지역 주민들보다 신속한 119안전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현실이 안성소방서장으로서 가장 아쉬웠다.

  안성소방서는 이러한 불리한 지역적 여건을 극복하고자 내부적으로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상황별 대처를 위해 강도 높은 재난대응 훈련과 교육들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소방대 도착 전까지 시민 스스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유형별 안전교육를 확대하는 한편 각종 재난 발생의 원천적 차단을 위해 소방대상물 특별 조사, 독거노인 등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단독 기초 소방시설 보급 등 여러 가지 선제적인 안전대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 특별히 생각나는 현장이 있다면?
  -취임한 이후 기억될 만한 대형 사건사고는 없었던 것 같다. 크고 작은 재난현장들 속에서 특히 11월 8일 미양면에 위치한 개정공단 내 그린플러스 공장 화재 시 전 직원들과 함께 악취와 화염 속에서도 땀으로 온몸을 적시며 최선을 다해 밤새워 진압하면서 서로서로 의지하며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랬던 것이 기억이 난다.

  또 소방서에 배치된 취사차량으로 남·여 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지난해 119사랑의 밥차를 운영하면서 안성시내 소외된 이웃 1,200명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건네고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말동무가 되기도 하였는데 재난현장에서뿐만 아니라 ‘119사랑의 밥차’로 지역주민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있어 뿌듯했다.

○ 소방서장으로서 소신은?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각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정책방향만 제시해 주는 편이다. 관리자가 세부적인 업무에 일일이 관여하면 조직이 경직되고 창의성도 없어지며 의욕 또한 감소된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시책 등이 아니고서는 각 부서별 직원들이 스스로가 소신껏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을 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시민들이 즐거워하는 시책들이 만들어질 거라는 것이 조직운영에서 첫 번째 소신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직원 개개인의 철저한 체력관리다. 우리 소방공무원은 남들이 피난을 위해 나오는 길로 거꾸로 들어가는 다시 말해 각종 재난현장에 최선봉으로 투입되는 조직이다.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하고 공공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등 소방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을 본연의 업무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인한 체력을 필요로 한다. 언제 어디서든지 어떠한 유형의 현장활동에도 최고의 신체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항상 자기 몸을 철저히 유지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 직원들을 화합으로 이끄는 방법은?
  -서장의 위치가 아닌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애로사항과 개선사항 그리고 발전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계급화되어 있고 제복을 착용하는 조직의 특수성 때문에 직원들과의 소통이라는 부분이 쉽지는 않지만, 서장이라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먼저 다가가 관심을 표하고 업무 외적인 대화를 중심으로 상호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데 노력하여 왔다.

  간담회나 회의 때에도 현재 직원들이 느끼는 어려운 점이나 애로사항에 대해 귀 기울여 듣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고민이 있는 직원은 서장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온라인 소통방 ‘줄탁동시 게시판’ 신설을 통해 1:1 맞춤상담이 가능하도록 항상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소방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도 들었고, 여직원들로부터 인기가 많다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웃음)

  또한 ‘출근하기 즐거운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부서별 휴가 사전 계획제, 홈런데이 준수, 특별 휴가 활성화, 유연근무제, 원거리 고향자를 위한 명절 휴가제 운영 등을 통해 가정과 직장이 양립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을 화합으로 이끄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의 원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직원들이 편하고 좋게 봐주어서 활기찬 직장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 같다.

 
 
 
 
 
 
○ 올해 준비하고 있는 시책은?
  -올해도 여러 가지 시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특히 신경 써서 추진하고 있는 두가지가 있다. 올 한해 노유자 시설 전담의용소방대원 시범운영과 긴급구조통제단 전용차량 운영 이렇게 두 가지를 중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다수 인명피해 우려가 높은 노유자시설에 대한 전담 의용소방대원을 지정하여 운영할 계획입니다. 2014년 2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화재는 야간 근무자가 단 1명이라 화재 초기 단계에서 수용자들을 적절히 대피 유도할 수 없어 인명피해가 컸다.

  영세 노유자시설의 인명대피유도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성소방서에서는 노유자시설 인근에 거주하는 의용소방대원을 소방대 도착 전까지 인명대피유도요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전에 해당 의용소방대원을 철저히 교육을 시키고 소방관과 같은 개인 안전장구를 지급한 다음에 배치할 계획이며 올해는 시범적으로 몇 군데만 운영하고 운영성과를 분석한 다음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시책이 제대로 정착이 된다면 실제 노유자 시설 화재 시 인명피해 방지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로는 경기도 최초로 긴급구조통제단 전용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 3년간 냉동창고 등 안성 관내 대형화재 발생 증가로 신속한 지휘체계를 가동할 수 있는 통제단 역할도 증대되고 있다. 통제단 전용차량 운용을 위해서 안성시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서 빠르면 상반기 중으로 운용도 가능할 것 같다.

  이 두 가지 시책들을 차질 없이 진행해 안성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안성맞춤 도시 구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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