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알묘조장(揠苗助長)은 ‘벼(모)를 뽑아 올려 자람을 도와준다.’는 말로 급하게 서 두르다 오히려 일을 망치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맹자(孟子)의 공손추장구상(公孫丑章句上)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중국 송(宋)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다.

  모내기를 한 후 벼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해서 논에 가보니 다른 사람의 벼 보다 덜 자란 것 같았다. 남한테 지는 것이 싫어 그 농부는 궁리 끝에 벼를 조금 잡 아 뽑으니 약간 더 자란 것 같이 보였다.

  보다 못해 하루 종일 모를 조금씩 뽑아 올렸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가 족에게 말했다. “오늘 일을 많이 해 병이 나겠구나. 내가 모가 잘 자라도록 도와줬 다(助苗長; 조묘장).” 아들이 이 말을 듣고 그 이튿날 논에 나가보니 벼가 모두 말 라죽어 있었다.

  어리석은 농부는 벼의 줄기를 뽑아 올리면 남보다 더 빨리 자랄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였다는 데서 알묘조장(揠苗助長)이라는 말이 나왔다. 같은 말로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고도 하고 줄여서 조장(助長)이라고 한다.

  맹자가 알묘조장(揠苗助長)을 이야기하게 된 동기는 제자 공손추가 “선생님의 장 점은 무엇입니까?”하고 묻자 맹자는 “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르고 있다. 호연지기를 잘 기르고 있으면 천지 간에 기운이 가득해 누구를 상대해도 떳떳하고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호연지기를 억지로 기르려고 하면 도리어 해를 초래한다 는 뜻으로 맹자는 송나라의 어리석은 농부의 이야기를 예를 들어 말 한 것이다.

  또한 논어(論語)의 자로편(子路篇)에 보면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어느 고을 의 재상이 되어 공자에게 “정치를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는 “빨리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취하지 말라(無欲速 無見小利; 무욕속 무견소리), 빨 리하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적은 이익을 취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욕속즉불달 견소리즉대사불성).”고 말을 하였다.

  한국 속담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빨리 서두르면 도리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의미가 있다. 발묘조장은 긍정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부정적으로 사용된다.

  요즘 대학생과 학부모는 대학등록금 반값을 주장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촛 불 시위한다고 정가에서는 서둘러 선심행정을 하려고 하는데 가능한 것인가? 가능 하다는 것은 국가에서 학생이 감액 받는 만큼 국비로 보전하여야 하고 그 돈은 국 민 세금으로 추징하던지 다른 국비사업을 중단하여야 가능한 것이다.

  일부 학생을 위해 전 국민에게 추가로 막대한 세금을 받거나 중요한 국비사업을 포기하여야 하는가? 단번에 등록금 반값 행정은 알묘조장(揠苗助長)하는 유형이 라고 본다. 반값 등록금을 하자면 우선 학생과 학교를 구조조정하고 학교 운영 경 비를 경감하면서 장기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나? 무슨 일이든 급히 서두 르는 것은 중국 송나라의 어리석은 농부와 같다.

  논어 선진편(先進篇)에 보면 공자는 제자 자공(子貢)에게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라는 말을 하였다. 지나침은 부족함과 같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옛날에 중국에서 종(鐘)을 만들 때 주물로 쇳물을 부어 종을 만들면 흠집이 있어 흠집을 때우기 위해 소를 잡아 피를 바르고 제사를 지냈는데 제사는 소뿔이 바르고 잘생긴 것으로 하였다. 어느 농가가 소뿔이 굽었다고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였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도 있다.

  비슷한 말로 교왕과직(矯枉過直)이라고도 한다. 억지로 바로잡으려다가 도리어 큰 손해를 본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대학교 등록금 반값과 초·중교 무료급식 행정 은 우리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와 같다고 생각된다.

 漢字 뜻풀이
揠 뽑을 알, 苗 싹(벼) 묘, 助 도울 조, 長 자랄 장, 拔 뺄 발, 浩 넓을 호, 達 통달할 달, 矯 바로잡을 교, 枉 굽을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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