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의 성채에
 둘러싸인 물돌이동

 
 
 
 

   해발 240미터 비룡산을 비롯해 크고 작은 봉우리들 사이를 잇는 능선이 마치 성벽처럼 둘러싸고 있는 회룡포는 과거 의성포(義城浦)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천이 동쪽의 일부를 제외하고 하천이 회룡포 전체를 감싸고 있어 마치 천연의 성채(城砦)와 같은 모양 이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 현감이 이끄는 향병(鄕兵)이 임진왜란 때 용궁으로 쳐들어온 왜군들을 격퇴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지형을 십분 활용했던 까닭일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예천군과 이웃한 의성군의 명칭과 같다는 이유로 회룡포라는 이름이 굳어졌다. 최근 회룡포가 캠퍼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런 지형 덕이 크다. 비룡산 정상 턱 밑에 위치하는 전망대(회룡대)에서 바라 본 회룡포의 전경은 굽이치며 흐르는 물길이 태극 모양의 기묘한 지형을 빚어놓아 누구라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풍경. 바로 그 신비로운 지형 한가운데서 누리는 캠핑은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기분 좋은 일이다.

  이렇듯 마치 오지에 있는 듯한 지정학적 특징 때문에 회룡포 오토캠핑장은 주변이 매우 조용하다. 주변에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가 없다시피 해 더욱 그렇다. 오로지 뜬금없이 울어대는 회룡포마을 수탉 울음소리만 들릴 뿐이다.

군이 관리하는
무료 캠핑장

 
 

 
 
 
 
  회룡포 오토캠핑장은 뿅뿅다리와 가까운 1캠핑장(용궁면 대은리 366번지) 그리고 마을과 가까운 2캠핑장(대은리 416-2번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중 자동차를 텐트 사이트 바로 옆에 세울 수 있는 마을 쪽 2캠핑장이 더 편리하다. 1캠핑장은 자동차가 진입하기 어려워 사이트 근처에 차를 대고 싣고 온 짐을 옮겨야 한다. 물론 두 곳 모두 전반적으로 관리상태가 좋아 특별히 다른 불편한 점은 없다.

  사실 회룡포 오토캠핑장의 가장 큰 장점은 예천군이 관리하는 무료 캠핑장이라는 점이다. 또한 작은 간이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전기는 사용할 수 없지만 이용료가 없는 캠핑장이므로 불평할 일은 아니다. 2캠핑장에는 제대로 지어올린 화장실 건물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간이 화장실이 폐쇄된 겨울철에도 지속적으로 회룡포를 찾는캠퍼들을 위한 예천군의 배려다. 다만 야외 음수대는 동파 방지를 위해 겨울철 물 공급이 중단되며 간이 화장실은 새 화장실 건물 준공 이후에 철거 예정이다. 동절기에 예천 회룡포 오토캠핑장을 찾을 계획이라면 여러 면에서 편의성이 좋은 2캠핑장을 권한다.

회룡포와 가까운
  예천의 명소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들만 꼽은 명승지 중 하나인 회룡포 물돌이동. 그 수려한 풍광 속에 자리 잡은 회룡포 오토캠핑장에 왔다면 회룡대 와 장안사, 삼강주막, 용궁역, 초간정 등 예천의 명소들도 반드시 둘러보아야 할 것이다.

  캠핑장에서 가장 가까운 회룡대는 회룡포 서쪽 비룡산에 위치하는 전망대이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팀이 이곳에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해졌지만 사실 꽤 오래 전부터 사진가들이 회룡포 물돌이동 촬영을 위해 찾는 단골 촬영지였다.

  말끔하게 세워진 목조 전망 데크에 서면 회룡포 절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내성천이 알파벳 ‘S’자 모양으로 휘돌아 나가는 모양이 신비롭기만 하다. 비룡산 7부 능선 즈음에 기대어 있는 고찰 장안사까지 자동차가 올라갈 수 있으며 절집에서 15분 정도만 걸어 오르면 회룡대에 닿게 된다.

  풍양면 삼강리의 낙동강변에 위치한 삼강주막(www.3gang.co.kr)은 110여 년 전 세워진 주막으로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이 만나는 삼강나루에 소금과 쌀을 싣고 온 상인이나 보부상이 허기를 달래며 쉬어 가던 장소다. 지난 2005년, 이 시대 마지막 주모인 유옥연 할머니가 작고한 뒤 옛집의 초가지붕을 복원하는 등 관광지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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