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 이다. 이 말은《맹자(孟子)》의 〈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 31장〉에 증자(曾子)가 노 (魯)나라 무성에서 살 때 월(越)나라에서 쳐들어오자 증자는 스승으로서 많은 제자와 함께 피난을 하였고, 자사(子思)는 위(衛)나라에서 살 때 제(齊)나라가 침략하였으나 신하의 입장으로 위(衛)나라 임금을 모시고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피난을 가지 않았다. 피난을 가고, 가지 않은 까닭을 맹자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증자와 자사(子思)는 도(道)가 같은 분이며, 증자는 당시에 스승과 부형(父兄)이었 고, 자사는 신하이며 미천하게 살았으니, 증자와 자사가 처지를 바꾼다면다 그러하셨 을 것이다(曾子 子思 易地則皆然; 증자 자사 역지즉개연).”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유래되었다.

  또한 맹자 이루장구하 28장에는 하(夏)나라 우(禹)왕과 후직(后稷)은 순(舜)임금시 대에 홍수가 자주 범람하여 배수사업(하천준설)을 8년간 하면서 자기집 문 앞을 세 번씩이나 지나가도 들어가지 않고 홍수 방지에만 충실하여 공자(孔子)가 이들을 매우 훌륭하게 생각하였고.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는 어지러운 세상에 누추한 골목에서 살면서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가난하게 사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가난 한 것을 감당하지 못하나 안회는 빈곤을 이겨내며 변함없이 도(道)를 즐겨 공자는 칭찬하였다.

  맹자는 “하우(夏禹)와 후직과 안회는 같은 뜻을 가졌는데, 하우는 물에 빠진 백성이 있으면 자신이 치수(治水)를 잘못하여 그들을 빠지게 하였다고 여겼으며, 후직은 굶주 리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이 정치를 잘못하여 백성이 굶주린다고 생각하였다.”

  맹자는 “하우와 후직과 안회는 처지를 바꾸어도 모두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禹稷顔子易地則皆然; 우직안자 역지즉개연)"라고 하였다. 여기에서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말이 나오고 맹자는 하우와 후직, 안회의 생활방식을 통하여 사람이 가야 할 길을 말 하였다. 입장을 바꾸어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헤아려보라는 말이다. 이것이 역지사지 이다. 요즘 국회정당을 본다면 여야 양당이 역지사지는 전혀 하지 않고 아전인수 하고 있다.

  헌재가 현행 국회의원선거구가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가장 적은 곳 차이가 지 나치게 커서 투표 가치의 평등성이라는 헌법 이념에 맞지 않는다면서 헌법불일치 결 정을 내렸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 갑 선거구의 인구는 30만 9천 명인데 반면 경북 영천 선거구는 10만 3천 명에 불과했다. 인구 30만 명인 선거구와 10만 명인 선거구가 똑같이 1명의 국회의원을 뽑을 경우, 30만 명 선거구 유권자의 투표가치는 10만 명 선거구 유권자의 3분의 1에 불과하게 돼 투표가치의 평등성이라는 헌법 이념에 위배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헌재는 “투표가치의 평등이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라고 하면서 선거구의 인구 편차를 2대 1 이하로 줄이라고 결정 했다.

  그런데 헌재의 이번 결정을 곡해하고 야당은 비례대표를 줄이지 않고 농촌의 특수성이라며 구획을 합병하지 않고 도시에 인구가 많은 지역구를 늘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려 하였으나 국민들의 여론이 나빠지자 정수는 늘리지 않고 비례대표를 줄여 지역구를 늘리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비례대표 배분 문제가 합의되지 않아 아직까지도 국회의원 구획을 결정하지 못해 입후보자들은 선거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국민들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네 권력 유지와 총선에서 한 자리라도 더 의석을 차지하려는 속셈이다.

  국민들은 현재 국회의원 300명이 너무 많아 비례대표제를 없애 의원도 줄이고 의원세비를 줄여야 세금도 절약된다는 것인데 국회의원은 국민의 소리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인가? 정치인은 국민의 대다수 의견을 수렴하고 역지사지하여야 신임을 받을 것이다.

漢字뜻풀이
易 바꿀 역, 地 땅(처지) 지, 思 생각할 사, 之 어조사(그것, 이것) 지, 離 떼놓을 리, 婁 별이름 루, 稷 기장 직, 皆 모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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