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를 사전에서는 ‘특정한 시기에 대중의 인기를 얻어서 많은 사람이 듣고 부르는 노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유행가라고 하기보다는 대중가요라고 한다. 대중가요라는 말도 사전에 설명한 바와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그나마도 현대에 와서는 팝송, 랩, 발라드 등 외래 이름 그대로 이 땅에 들어와 신세 대들에게 애창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다 대중음악인 것이다.

  대중음악의 특징은 많은 사람들이 부르기 쉽고 그 시대 상황에 맞는 현실과 감정이 서려 있고 또 각자의 처지와 정서가 가슴속에 녹아드는 가사와 곡조가 정감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세대별로 각기 그 시대에 유행했던 노래에 더 정감이 가고 세월은 흘러갔어도 기억 속에 남아 그 노래가 흘러나오면 그 시절의 추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그 많은 노래 중에서도 유독 각자가 좋아하며 기회만 있으면 부르는 애창곡이 한두곡 씩은 있는 것이다.

  가끔 보면 저런 고매한 사람들도 유행가를 부르나 하는 의아심이 드는 때가 있다. 김수환 추기경이 김수미가 부른 ‘한마디 말이 모자라서’를, 지학순 주교가 박재홍이 부른 ‘유정천리’를, 박정희 前대통령이 고복수의 ‘황성 옛터’를 애창했다는 얘기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토록 대중가요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 있어 때로는 심금을 울려 주기도 하며, 즐거움과 흥을 돋우어 주고, 가슴속에 서려있는 슬픔을 쏟아 내주는 보이지 않는 명약의 구실을 해 준다.

  또 그 가사 속에는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나타내거나 풍자로 대중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통쾌 하게 풀어 주기도 한다. 최희준이 부른 ‘월급봉투’의 가사에는 ‘가불하는 재미로 출근을 하다가 월급날은 남몰래 쓸쓸해진다~’ 로 이어 진다. 여기에는 박봉에 움츠리며 살아가는 말단 새러리 맨들의 애환이 잘 그려져 있다. 또 김용만의 ‘회전의자’ 에서는, ‘빙글 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앉으면 주인이지 임자가 따로 있나~, 끝부분에 ‘아아 억울 하면 출세하라 출세를 하라’에서 보듯 그 시대상을 나타낸 재미있는 풍자가 아닌가.

  요즘엔, 유행가와 직접 연관 시킨 문(文), 안(安) 두 야당 대표의 재미있는 풍자도 있다. 내용 인즉 송대관이 부른 ‘차표 한 장’ 이라는 노래 가사인데 어떻게 그렇게 두 분의 행보가 절묘하게 가사 내용과 일치하는지, 누가 참 잘도 찾아내서 비유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사 내용을 발췌해 보면,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떠나야 하네, 예정된 시간표 대로 떠나야 하네,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사랑했지만 갈 길은 달랐다 ~~추억이 나를 울리네’. 또 이애란이라는 무명 여가수가 부르는 ‘백세 인생’이란 노래가 요즘 방송을 타며 대 인기다. 이 노래도 종편 방송 정치 대담에서까지 등장하고 있다.

  가사 내용은, 60세에서 150세에 이르는 각 세 별로, ‘아직 저 세상에 갈 나이가 아니라며 못 간다고 전해라’라는 내용이다. 어느 정당에서는 내년 총선에 선거 로고송으로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다.

  유행가, 대중가요는 그 시대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애환으로, 추억으로 남아 함께 살아가는 영혼의 소리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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