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둑이 되레 매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의 유래는 조선 인조 때의 학자이자 시평가(詩評家)인 홍만종(洪萬宗)의 문학 평론집 《순오지(旬五志)》에 적반하장에 대한 풀이가 나온다.

  순오지에 “적반하장 이비리굴자 반자능력(賊反荷杖 以比理屈者 反自陵轢 : 적반 하장은 도리를 어긴 사람이 도리어 스스로 성내면서 능멸하는 것을 비유한 말)”로 풀이되어 있다. 이처럼 적반하장은 잘못한 사람이 잘못을 빌거나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성을 내면서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어처구니없는 경우에 기가 차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말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누구한테 큰소리냐?”, “사람을 때린 놈이 되레 맞았다고 큰소리니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지.” 등의 꼴로 쓰인다.

  주인과 손님이 서로 바뀌어 손님이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한다는 뜻의 주객전도(主客顚倒 : 주인과 손님이 바뀜), 객반위주(客反爲主 : 손님이 도리어 주인 행세 함)와 뜻이 통한다. 또 내가 부를 노래를 사돈이 부른다는 뜻으로, 나한테 책망을 들어야 할 사람이 오히려 나를 책망할 때 쓰는 아가사창(我歌査唱 : 내가 부를 노래를 사돈이 부른다.)도 같은 뜻이다.

  적반하장과 비슷한 뜻의 우리말 속담도 여럿이 있다. 제가 잘못하고서 도리어 성을 낸다는 속담 ‘방귀 뀐 놈이 성낸다, 똥 싼 놈이 도리어 성낸다.’ 자기의 잘못이 많은데 남의 잘못을 탓한다는 속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보고 나무란다.’ 자기가 잘못해 놓고 오히려 남을 나무란다는 뜻의 ‘문비(門裨)를 거꾸로 붙이고 환쟁이만 나무 란다’, ‘소경이 개천 나무란다’, 남의 은혜를 갚기는커녕 도리어 배신한다는 뜻의 ‘물에 빠진 놈 건져 놓으니까 내 봇짐 내놔라 한다’ 등이 그 예이다.

  지난해 8월 4일 오전에 경기도 파주시 군사분계선(MDL) 남쪽 비무장지대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 중이던 우리측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확실시되는 ‘목함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에 대해 ‘국방부 전비태세 검열단’과 ‘유엔군 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 조사팀’이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 하여 ‘목함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것으로 명백한 도발로 판명되었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행위는 ‘정전 협정’과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 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정상적 군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보복도 감행해야 한다. 우리 군(軍)은 북한이 이번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부인하면서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협박하였다.

  우리 군(軍)은 수차례 경고한 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북의 목함지뢰 도발에 따른 후속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으며 북한에서는 우리 확성기를 폭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우리군은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마침내 대북방송을 견디지 못하고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이끌어냈다.

  정부는 ‘8·25 고위급 회담’에서 무박 4일의 끈질긴 마라톤협상 끝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얻어냈으며, 지난해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열린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지난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려 남북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적반하장은 북한에서 각종 도발행위와 정전 위반을 하고도 오히려 큰소리로 남한에 잘못을 돌리거나 아니면 사건을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격으로 부인하는 것을 말한다.

漢字뜻풀이
賊 도둑 적, 反 되돌릴 반, 荷 꾸짖을 하, 杖 몽둥이 장, 屈 굽 힐 굴, 陵 언덕 능, 轢 업신여길 력, 顚 거꾸로할 전, 倒 넘어질 도, 査 사돈 사, 唱 노래부를 창, 裨 도울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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