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정본청원(正本淸源)은 한서(漢書) 형법지(刑法志)에서 비롯된 말로 근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이다.

  매년 교수신문에서 12월에 그 해 정치를 돌아보고 적당한 고사성어(故事成語)를 선정하고 또 새해 1월에는 좋은 정치풍토가 있기를 바라면서 사자성어를 짓는다.

  정본청원은 2015년 1월에 고려대 철학과 교수 이승환 교수가 금년의 정치 희망으로 추천하였다고 한다.

  이승환 교수는 2014년도에 “관피아의 먹이사슬,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 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에는 사회 지도층이 상식과 원칙을 존중하고 합리적 소통이 통용되는 국가를 만들어가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11개월이 지나 마지막 달 12월로서 거의 일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올 초에는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이나 올리면서 금연 열풍이 불었다. 큰 폭으로 오른 담뱃값에 금연을 결심한 애연가들로 보건소 금연클리닉이 북새통을 이루고 전자담배 이용자도 급증했다. 하지만 연말이 가까워지자 이 같은 결심은 어느덧 공수표가 되었다.이처럼 금연 열풍이 사라진 것은 결국 2,000원이나 오른 담뱃값에 무감각해졌기 때문이다.이처럼 우리가 무감각해지는 것은 단순히 새해 결심만은 아니다. 지난 2014년의 정치사회 평가를 교수신문에서 지록위마(指鹿爲馬)라고 결정하였다. 지록위마는 “사슴 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한다.”라는 뜻으로, 사실(事實)이 아닌 것을 사실(事實)로 만들어 강압적(强壓的)으로 인정(認定)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지록위마는 자신을 속이면서 남까지 속인다는 것이다. 작년에 세월호 참사 사건과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을 보면 저마다 자기기인(自欺欺人; 자신을 속이면서 남을 속인다)하는 한 해였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 고사성어는 사기(史記)의 진이세기(秦二世記)에 나오는 것으로 진(秦)나라 시황제가 죽자 진시황을 모시던 환관(宦官)인 조고(趙高)는 거짓 조서(詔書)를 작성 세자(世子) 부소(扶蘇)를 누명을 씌워 죽이고 부소의 동생 어린 호해(胡亥)를 내세워 2세 황제로 삼았다.

  현명한 부소보다 용렬하고 어리석은 호해가 다루기 쉬웠기 때문이다. 호해는 ‘천하의 모든 쾌락을 마음껏 즐기며 살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어리석었다고 한다.

  어쨌든 조고는 이 어리석은 호해를 교묘히 조종하여 경쟁자인 승상 이사(李斯)를 비롯하여 그밖에 많은 선배 신하들을 죽이고 승상이 되어 조정의 실권을 장악했다.

  그러자 역심이 생긴 조고는 중신들 가운데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호해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폐하! 여기 좋은 말(馬)을 바치오니 거두어 주시옵소서.”하니 황제는 웃으면서 “승상은 농담도 잘하시오. 사슴을 가지고 말이라 고 하다니. 어떻소? 그대들(다른 신하들)도 말로 보이오?” 하고 호해황제는 웃으며 좌우의 신하들을 둘러보았다.

  신하들은 잠자코 있는 사람보다 조고의 무서운 눈치를 보고 “예 말(馬)입니다”하고 거짓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올바르게 “아닙니다. 사슴입니다.”라고 부정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조고는 부정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죄를 씌워 죽여 버렸다고 한다. 그 후 궁중에는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자신을 속이면서 남까지 속인다는 것이다. 작년에 세월호 참사 사건과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을 보면 저마다 자기기인(自欺欺人; 자신을 속이면서 남을 속인다)하는 한해였다고 평가한 것이다.

  새해에는 1월 초에 정본청원으로 정한 내용대로 정치권도 갈등과 반목에서 벗어나 정본청원(正本淸源)에 매진했으면 한다.

漢字뜻풀이
   淸 맑을 청, 源 근원 원, 指 가르킬 지, 鹿 사슴 록, 欺 속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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