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을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기호식품인 라면.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그리울 때도 때로는 라면을 찾는다. 여기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일본식 라면을 전문으로 파는 라면집이 있다.

  차 한 대 정도 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 코너를 돌면 이색적인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이곳은 ‘라쿠라멘’. 바로 일본식 라면을 파는 곳이다.

  많이 앉으면 6~7명 정도 앉을 수 있을까? 조명 2개 메뉴 4개, 주인 1명. 어느 인테리어 하나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가게이지만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느끼는 정겨움은 그 2배는 될 것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푸근한 인상의 주인이 손님을 맞는다. 주인과 마주 볼 수 있는 바 (Bar) 형식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일본 영화에서 볼 법한 조용한 시골 가게를 연상시킨다. 주인은 때때로 손님들과 사람 사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가게 이름인 라쿠는 편안함을 뜻하는 일본 단어인데 이 뜻처럼 손님들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주인의 마음이다.

   이제 막 문을 연지 1년이 됐지만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

  주메뉴는 돈코츠 라멘. 돈코츠는 돼지등 뼈로 육수를 내고 된장 등으로 끓이는 것을 말한다. 이 돼지 등뼈 육수를 기반으로 소금으로 간을 하고 생면을 삶아 넣으면 일본식 라면이 완성된다. 육수는 주인이 직접 국내산 돈사골만을 사용해 끓이는데 여기에 주인만의 비법 재료 몇 가지를 더 첨가하여 10시간을 끓여내 깊은 맛이 우러 나온다.

  일반 인스턴트 라면과 달리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 라면이기에 담백하고 부담이 없다. 그리고 마늘의 진한 향까지 느낄 수 있다. 돈코츠 소유라멘은 소금 대신 간장으로 간을 하는 라면이다.

  돈코츠 라면에 비해 마늘은 적게 들어가고 간장으로 간을 해 조금 더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집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지옥라멘. 이름 그대로 지옥을 경험하는 듯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이 매운맛은 베트남 고추로 맛을 내는데 평소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다면 지옥라멘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적당히 매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지옥라멘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 다.

  이 라면들 위에 모두 차슈(삼겹살)가 올라간다. 프라이팬에 적당히 구운 고기를 마지막에 토치로 겉면을 살짝 더 익히는데 면만 먹으면 허전할 수 있는 부분을 이 차슈가 채워준다.

  그리고 라면 위에는 김이 한장 올라가는 데 이 김은 라면에 맛을 더해주는 향신료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라면을 싸먹거나 국물에 풀어서 식감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한 뽀얀 국물 위에 얹어 장식을 해주는 의미로서 그 역할이 다양하다.

  라면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사이드 메뉴인 교자만두도 준비되어 있다. 즉석에서 바로 튀겨주는 이 교자만두는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이 매운 지옥라면과 특히 잘 어울린다. 주인만의 특별한 서비스, 식후에 먹는 사탕도 준비되어 있다.

   주인이 직접 손님 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라면을 먹고 난 후 입가심하기에 좋다. 센스 있는 주인만의 특별한 배려이다.

  평소 라면을 사랑한다면, 자칭 라면 매니아라면 따뜻한 국물과 이야기가 있는 곳. 넉살좋은 주인과 함께 소박하지만 멋스런 공간에서 비오는 날  도란도란 이야 기 나눌 수 있는 ‘라쿠라멘’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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