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권역을 분리하는 각 도의 명칭은 그런대로 어원이 형성돼 있다. 지리적 특성은 물론 이고 지역 성향도 지리적 여건에 따라 분류되어왔음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이른바 팔도(八道)의 행정구역은 이미 조선 초기에서부터 사용돼 그 후 5 백여 년간 이 제도가 존속돼 온 것이다. 지금도 행정구역으로 구분되어있는 명칭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의 팔도는 경기도를 비롯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등 이다. 이 중 전라, 경상, 함경, 평안도는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 이들 팔 도 명칭의 어원을 살펴보면 쉽고도 편한 명칭들이다. 나름대로 뜻이 담겨있다. 경기도(京畿道) 는 서울 (京)과 궁궐 주변 5백 리 이내의 지역을 뜻하는 기(畿)를 합쳐서 경기도가 됐다. 충청도는 대표적인 지역인 충주(忠州) 와 청주(淸州)의 첫 글자를 따서 충청도가 됐다. 전라도는 전주 와 나주의 첫글자를 딴 것이다.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 황해도는 황주와 해주,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의 첫 글자가 합쳐 도의 어원이 된 것이다. 평안도는 평양과 안주에서 따왔고 함경도는 함흥과 경성에서 이름이 비롯 됐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은 지역 명칭에서도 국민들의 정서를 밑바탕에 두고 있다. 그만치 민의를 존중해온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호서나 영남이나 호남으로 불리는데도 나름대로 의미가 담겨 있다. 호서(湖西) 는 충청도로서 충북 제천의 서쪽 이라는 뜻이고 호남(湖南)은 전 북 김제의 남쪽이라는 뜻의 전라 도를 지칭한다. 또 영남(嶺南)은 조령과 죽령의 남쪽을 뜻하는 경상도를 말한다. 해서(海西)는 경기해(海)의 서쪽이라는 뜻으로 황해도를 지칭한다. 관북(關北) 은 철령관의 북쪽을 뜻하는 함경도, 관서(關西)는 철령관의 서쪽을 뜻하며 평안도를 지리적 위치에 따라 쉽게 명칭을 갖도록 한 것이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는 정도전 에게 조선팔도 사람들의 특성을 말해보라고 했다. 이에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이라 하여 거울에 비친 미인과 같다고 했다. 경기도가 경중미인이란 애칭이 붙은 것은 이때부터다. 또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 하여 맑은 바람 속 달빛 과 같다고 했다. 왕과 신하가 주고받은 것에서 전해온 만큼 진위에 대해선 사람에 따라 다르고 보기에 따라 달라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같이 지리적 여건과 특성에 따라 인성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해 인재를 등용시 키고 지역에 맞는 정책을 편 것이다. 우리도 이 같은 선조들의 지혜를 배워 인재를 등용하고 지역 복지정책을 구현해 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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