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무더위가 지나고 가을이 왔다. 소사벌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파란 하늘이 드높이 펼쳐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이때쯤이면 각 지자체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테마를 가지고 행사와 축제가 많이 펼쳐 진다. 축제는 지차제를 알리고 지역상권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많은 지자체에서는 대표축제 개발과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천의 쌀 문화축제, 제주 유 채꽃 축제, 진해 군항제, 인제 열목어 축제, 여주 도자기 축제 등 지역성을 알릴 수 있는 축제와 더불어 함평의 나비축제, 가평의 자라섬 재즈페스티발, 부산 국제 영화제, 부천 국제 만화제 등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테마를 가지고 성공적인 축제로 발돋움 하고 있다.

  우리 평택에서도 가을이 되면 여러 가지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 되고 있다. ‘전국 대학 실용음악 페스티벌’, ‘평택호 물빛축제’, ‘원평동 억새축제’, ‘평택항 평택호 문화예술축제’ 등 평택을 알리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올 초 새롭게 구성된 신성장 전략국에도 ‘문화 콘텐츠 개발팀’을 편성하고 대표 축제 개발을 위해 지역의 전문가를 구성하여 많은 의견을 나누고 성공한 축제를 탐방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의 3대 축제(독일 맥주축제, 브라질 리우 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 축제)를 보며 생각된다. 축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져서 성공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민이 생각하는 모습으로 지역민들이 기획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으로 행해져야 한다.

  우리 평택에서는 ‘원평동 억새축제’가 그런 형태인 것이다. 원평동 주민들이 군문포 앞 고수부지에서 하루 즐거운 놀이 마당의 형식으로 마을의 문화와 예술을 뽐내며 발전해 가고 있다.

  올해에는 평택예총 주관으로 새롭게 예산까지 편성되어 진행 된다고 한다. 군문포는 조선시대 전국 10대 로(大路) 가운데 하나인 충청 수영로가 지나가는 길목이었으며 안성천을 건너 경기도 진위현에서 충청로 평택현으로 넘어가는 교통의 요지였다.

  곡물, 소금, 어물 등이 물물교환과 판매가 활발한 장소였다. 안성천 진위천 수계(水系)에 있는 농민들이 쌀을 실어와 원평동의 평택장에서 판매하거나 군문동의 군문포 부근의 대규모 도정공장에서 도정 (搗精)하였다.

  소금과 더불어 어물로는 새우젓과 강다리, 숭어, 꽃게 등이 들어왔다. 어물들은 인근 농민들이 가져온 곡물과 물물교환되거나 평택장을 통해 판매되며 평택의 발전을 이뤄던 중요한 통로였던 것이다.

  1930년 11월 군문동 근처 안성천에 신작로가 가설되고 자동차의 통행이 가능해지면서 나루의 기능이 현격히 줄어들다가 다리가 생기며 도로교통과 철도교통에 밀려 명맥이 끊겼다.

  청일 전쟁 때는 청나라 군대가 들어와 주둔하던 곳이기도 하다. 새롭게 예산까지 편성 되어 행사를 평택예총에 주관하여 ‘원평동 억새축제’를 발전시킨다고 하니 매우 잘 된 일이다.

  하지만 하루 놀고 즐기는 시간에 앞서 지역의 역사성을 알리고 교육과 함께 의미를 되짚는 시간이 되었 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오는 10월 17일에 열리는 ‘원평동 억새축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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