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대학교 국제교육원장 박기철 교수
평택대학교 국제교육원장 박기철 교수

시진핑은 올해 10월에 열릴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로 권력을 이어 받을 태자당의 선두주자이다. 이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국가 부주석의 직을 수행하고 있어 그의 말과 행동은 중국의 미래 10년간의 정책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로 사용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국가주석과 군사위원회 주석의 임기가 5년으로 되어 있으나 기본적으로 연임하기 때문에 10년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러한 선례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래의 권력인 시진핑이 지난 주말인 7월 7일 베이징의 청화대학에서 주최한 ‘세계평화포럼’에 참석하여 개막사를 하면서 중국의 국가안전과 세계평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다른 세계에 선언하였는데 여기서 앞으로 전개될 중국의 대외정책을 조심스럽게 살펴 볼 수 있다.  
중국 외교정책의 방향은 비록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거치면서 좀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었지만, 기본적인 외교정책의 골격은 덩샤오핑 시기에 만들어져 있었다. 덩샤오핑의 외교정책은 한마디로 ‘도광양회(韜光養晦: 힘을 기르고 때를 기다린다는 뜻)정책’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정책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일을 한다(不當出頭鳥, 埋頭干自己的事)”라는 것으로 덩샤오핑은 중국은 우선 경제적 발전에 온 힘을 기울이고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것이 외교의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제 권력 장악을 눈앞에 둔 시진핑은 보다 강한 외교정책을 선택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는 이 회의에서 중국이 30년전에 외교정책을 시행했을 때와 지금은 세계적으로 그리고 국내적으로 상황이 변화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에 대해 새로운 세계관과 안전(security)에 대한 인식을 제기하였다. 그는 이 회의에서 세개의 ‘초월(超越)’을 주장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안전의 문제는 냉전시기의 대립적 세력균형을 초월해야 하며, 전통적인 군사적 안전의 의미를 초월해야 한다. 동시에 단순한 한 국가나 지역의 안전을 초월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초월(超越)’이라는 중국어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 단어는 일반적으로 뒤에 쳐져 있던 사람이 앞 사람을 뛰어 넘을 때 주로 사용된다. 
특히 냉전시기의 대립적 세력균형을 초월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미국이 냉전시기에 짜놓은 세계의 국제정치경제질서에 대한 변화와 새로운 틀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 중국과 인접한 국가들과의 영토 분쟁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개입에 대해 보다 강경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질 수 있으며, 군사적인 안전의 의미의 초월은 또 다른 수단들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최근 들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지역 국가들과의 영토 분쟁들, 일본과의 조어도(釣魚島: 센카쿠) 분쟁, 그리고 필리핀과 베트남 등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사군도와 서사군도 등에 대해 중국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간섭이라고 주장하며, 이것은 중국에 대한 도전으로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표현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시진핑은 이 회의에서 관련 국가들에 대해 중국의 주권과 안전과 영토 문제를 경제발전과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앞으로는 더 강경한 외교정책을 펼칠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였다. 미국의 태평양으로의 회귀와 중국의 새로운 미래권력의 강경한 외교정책에 대한 집념은 이웃하고 있는 우리에게 쉽지 않은 외교적 선택을 강요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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