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믿음이 없으면 살아나갈 수 없다'는 뜻으로 논어(論語)의 안연편(顔淵篇) 7장에 나오는 말로서 공자님의 말씀이다. 제자인 자공(子貢)이 정치(政治)에 관하여 꼭 필요한 것을 묻자,

  공자는 “식량이 풍족하여야 하고(足食), 군대를 충분히 하고(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어야 한다(民信).”라고 대답하였다.

  자공이 다시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포기해야 합니까?(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 何先; 필부득이이거 어사삼자 하선)” 하고 묻자 공자는 “군대를 포기해야 한다(去兵; 거병).”고 대답했다.

  자공이 다시 “나머지 두 가지 가운데 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합니까?(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 何先; 필부득이이거 어사이자 하선)” 하고 묻자 공자는 “식량 을 포기해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다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 가) 서지 못한다(曰 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왈 거식 자고개유사 민무신불립).”고 대 답했다. 여기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된 것이다.

  이 말은 나라를 정치하려면 식량, 군대, 백성의 신임이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백성의 신임을 얻어야 국가가 존립한다는 말이다.《삼국지(三國志)》에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중국 후한(後漢) 말기의 학자로 북해(北海) 태수를 지낸 공융(孔融:153∼208)은 조조(曹操:155∼220)의 공격을 받은 서주(徐州)의 도겸(陶謙)을 구하기 위해 유비(劉備:161∼223)에게 공손찬(公孫瓚:?∼199)의 군사를 빌려서 도겸을 도와주게 하였다. 공융은 군사를 가지면 유비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비에게 신의 (信義)를 잃지 말도록 당부하였다. 그러자 유비는 논어의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공자(孔子:BC 551∼BC 479)의 말을 인용하여 ‘옛날부터 누구든지 죽지만 사람은 믿음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하였다. 그리고 “저는 군대를 빌릴지라도 이곳으로 꼭 돌아올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무신불립(無信不立)’은 믿음과 의리가 없으면 개인이나 국가가 존립하기 어려우므로 신의를 지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 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9월 2일 한중 정상회담을 마치고 특별오찬을 베풀었다. 오찬 메뉴로는 식전 냉채, 백합탕, 대파 해삼찜, 꽃등심 스테이크, 황금죽 순과 아스파라거스,국수, 레몬향 대구롤, 딤섬 과일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고 한다.

  특히 오찬 테이블에 올려둔 메뉴판에 박 대통령 사진 아래에 이심전심(以心傳心)과 무신 불립(無信不立), 시 주석의 사진 아래는 번영 창조(繁榮創造)와 미래 개척(未來開拓)이라는 용어가 적혀 있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은 환난지교(患難之交)로서 한중 양국이 마음으로서 마음으로 통하고 서로 믿고 신뢰를 쌓아야 하며 이 같은 초석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함께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베이징을 방문한데 대해 사의(謝意)를 표한 후 “박 대통령과 저의 협력으로 현재 한·중 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관계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중 양국은 제국주의 침략과 강점에 맞서 싸웠다. 마침내 두 민족은 목숨 걸고 맞서 싸워 광복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오늘 회담은 종전 70주년과 우리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을 맞는 역사적 해에 개최되는 만큼 의미가 더 크다”며 “지난 세기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에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데 잘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이심전심(以心傳心)과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언급해 소개 하게 되었다.

漢字 뜻풀이
  無 없을 무, 信 믿을 신, 不 아닐 불, 立 설 립, 足 충족할 족, 斯 이 것 사, 何 무엇 하, 去 버릴 거, 以 서 이, 心 마음 심, 傳 전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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