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일 년 중에 가장 덥다는 삼복(三伏)중이다.

  예부터 복날이면 복달임이라 하여 더위를 물리치고자 고깃국을 끓여 먹었는데 그중 하나인 개장국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복과 개와는 무슨 인연이 있을까?

  복은 한자로 伏(엎드릴 복)자를 쓴다. 복은 하지가 지나 세 번째 경 (庚)일을 초복으로 시작하여 중복, 말복으로 각기 10일 간격으로 있는 데 다만, 말복이 입추 안에 들게 되면 입추를 넘겨 첫 경일로 잡아 중복과 말복이 20일 간격이 된다.

  이런 말복을 월복이라 한다. 금년 말복이 바로 월복인 것이다.

  그렇다면 복날을 왜 경일로 하는 것일까? 경(庚)은 오행(五行)에서 금(金)에 해당하며 금은 또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한다.

  가을이 내려오다가 여름 더위가 워낙 강해서 더위에 눌려 엎드렸다 해서 엎드릴 복(伏)자를 쓴 것이다.

  그래서 금의 기운이 있는 경일을 복날로 정해 더위를 이긴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편 伏자는 파자하면 人(사람인)과 犬(개견)자로 나뉜다.

  복날 사람이 개를 잡아먹고 더위를 피해 엎드린다는 글자 풀이다. 이토록 개와 사람은 서로 더위와 얽혀져 있음을 암시한다. 다음은 개고기가 우리의 토속 전통음식이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조선조 후기의 헌종 때 학자인 정학유의 장편 가사 농가월령가 8월 령에 보면, “며느리 말미 받아 본가에 근친 갈 제 개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액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도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 시킨다”라고 했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외국에서 한국의 이 전통음식에 대해 선진국임을 자처하는 나라 사람들이 시비를 걸면서부터 혐오음식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88올림픽 때 정부에서도 이를 의식해서 도심에서 영업하고 있는 개고기 식당들을 모두 못 하게 하는 바람에 외곽으로 밀려나서 그 이름도 보신탕, 사철탕 등으로 위장 하여 지금껏 그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민족마다 고유의 음식 문화가 있지만, 그것도 시대 상황에 따라 없어지거나 변질이 되기도 한다.

  개도 옛날에는 ‘워리’라는 이름으로 문밖에서 도둑이나 지키고 집에서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나 먹여 가며 키우다가 복중이 되면 잡아 보양식으로 먹는 가축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 개념이 달라졌다.

  다양하게 품종도 개량되었고 가정에서는 주로 애완견으로 반려동물로 자식같이 키우며 사람들과 사랑을 듬뿍 교감하며 산다.

  그런 존재로 변신되었으니 어찌 잡아먹겠다는 마음이 생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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