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대학교 국제교육원장 박기철 교수
평택대학교 국제교육원장 박기철 교수

1991년 소련이 해체된 이후 더 이상 이 세상에는 미국에 경쟁할 강대국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블랙홀과 같은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를 가지는 조직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바로 상하이협력기구이다.
2001년 6월 15일에 중국은 중앙아시아의 몇 개 국가와 연합하여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를 발족시켰다. 중국이 창설하고 주도하는 중앙아시아의 다자협력체로서의 SCO의 성립과 발전은 초기에는 국제적, 지역적 현안들에 대해 이해 당사국들이 공동으로 접근 대처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점차 발전하면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증진시키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합동군사훈련까지 실시하면서 유럽의 미국 중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간주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회원국간에 상호 신뢰, 우호 및 선린관계를 강화하고, 정치, 무역 및 경제, 과학 및 기술, 문화, 교육, 에너지, 수송, 환경 및 기타 문제에서 효율적인 협력을 증진시킨다. 역내평화, 안보와 안정의 유지 및 보장, 새로운 민주적이며 합리적인 정치적, 경제적 국제질서를 수립하는데 협력한다”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표현하는 새로운 국제정치질서를 수립한다는 말은 미국이 주도하는 지금까지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또 다른 국제질서를 형성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이 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은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티지기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6개 정회원국과 인도와 이란, 몽골, 파키스탄 등의 4개국은 준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벨라루스와 스리랑카는 협력 파트너, 아프가니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초청 국가들이다.
이렇게 조직과 규모를 키워가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SCO는 6월6일에서 7일까지 이틀간 베이징에서 회의를 개최하였다.
그 내용은 첫째 이란 핵 문제와 시리아 문제 등에 대해 국제적 사안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제시하였고, 둘째는 안전과 경제라는 두가지 쟁점을 모두 거론했다.
실제 회원국간의 무역 거래액이 2011년 기준으로 1134억달러를 돌파하였는데, 이것은 회원국간의 경제적 유대가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는 이란과 몽고, 파키스탄, 인도 등 국가의 정상 및 대표가 회의를 개최하였고, 중국과 러시아는 무역액을 2020년까지 2000억 달러까지 도달하기로 합의 하였다.
회의가 끝나는 6월 7일에는 ‘평화의 사명-2012’라는 이름으로 타지키스탄 현지에서 9번째 군사훈련이 실시되었다.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기스탄 등의 5개 국가에서 2000여명이 동원되었고 그중 중국군의 참여 인원은 369명이었다.
이번에 러시아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된 푸틴의 행동이 매우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과 동시에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 외교 과제로 선정했었다. 그러나 푸틴의 재집권 후 미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냉각되기 시작했다. 푸틴은 취임 직후 오바마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상하이협력기구 회의에는 참석한 것이다. 이에 맞서 미국의 오바마 역시 9월에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였다.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이후 자신의 안전과 독립을 위해 미, 중, 소의 3각관계(Big Triangle Relation)에 의존했었다. ‘소련 일변도 정책’에서 ‘반미 반소’로 그리고 ‘고립외교’에서 ‘연미반소’로 전술적 변화를 통해 자국의 안전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의 경쟁을 하고 있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펼쳐
지고 있다. 푸틴의 미국방문 거절과 중국 방문이라는 사건은 앞으로 전개될 미국, 중국, 소련의 새로운
삼각관계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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