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대학교 국제교육원장 박기철 교수
평택대학교 국제교육원장 박기철 교수

압록강을 시작하는 입구에 중국의 단동(丹東)과 북한의 신의주가 마주보고 있다. 며칠 전 세척의 중국 어선들이 북한에 의해 나포된 사건이 발생했다. 어선의 이름을 보면 ‘랴오단위(遼丹漁)’라고 쓰여 있는데 이것으로 중국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중의 요녕성 단동시에 속한 어선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어민들의 말을 빌면, 자신들이 월경을 하지 않고 중국측 해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던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무장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납치했으며 오전 4시 30분에 한척, 그리고 오후 한시에 두척이 같은 무장세력에게 납치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5월 9일 오전 8시 50분에 납치한 사람들이 위성전화로 석방을 위해 한척당 중국돈 40만위안씩 모두 120만위안(한국돈 2억 3천만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선주들이 언론에 공개하면서 이 사건이 공개되었고 이후 5월 21일 오전에 조건없이 석방되어 다렌(大連)항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이후 왕리제(王利杰)란 선장이 무장세력이 “중국의 국기를 찢어서 북한의 레이더를 닦고 그리고 바다에 버렸다”는 말을 하자 중국의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중국의 각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북한 식당 불매운동과 북한을 길들여야 한다. 혹은 북한에 대한 원조를 중지해야한다라는 등의 북한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져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반응은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인 홍레이(洪磊)는 논평을 통해 “사건 발생후 북한과 중국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쌍방의 유관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했다” 고 발표를 하고 현재 어업관련 부처가 자세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만 언급하였다. 북한 역시 “북중 사이에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 북중은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는 입장만을 밝혔을 뿐이다. 
우리의 서해가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에 고민을 하는 것에 비해 북한은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 북한의 어민들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을 기름이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바다에 나가지 못한 채 황금어장에 몰려든 중국 어선들을 침통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대신 북한의 해군들이 북한 해역에 들어온 중국 어민에게 어선 수와 시간별로 돈을 받고 조업 허가증을 내주거나 또는 깃발을 달도록 하여 황금어장을 강탈하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이번에 나포(혹은 납치)된 중국 어선들은 아마 그 돈이 아까워 몰래 조업을 하다가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측의 이같은 소극적인 자세는 작년에 일본의 해안보안청에 체포되었던 불법 중국 어민들의 처리문제와 비교해보면 너무나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이테크 제품에서 빠질 수 없는 희토류를 수출중단하고 일본인을 간첩죄로 몰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강요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히려 조심스럽고 조용히 이 사건을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는 이러한 나포 혹은 납치 사건에 있어서 중국도 자유롭지 못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만약 중국 어민들이 돈을 주고 불법조업을 했다고 하면 국제사회에서 망신살이 뻗칠 것이고, 둘째는 이 사건이 북한의 중앙정부가 알지 못한 채 지방의 군인들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의 나포 사건으로 중국의 불법 조업이 남북한을 가로지르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북한 주민은 기름이 없어 조업을 못하는 동안 북한 군인들은 돈으로 자신의 영역을 내주고 있다는 엄청난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혹시 우리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중에 이렇게 검은 생선이 있지 않을까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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