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아기 시절에는 그렇게 천진스러운 손짓 발짓, 얼굴 표정, 하는 짓마다 깨물고 싶도록 귀엽고 예쁘다. 그러던 아기가 조금씩 자라면서 미운 일곱살 이란 말이 있듯이 개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쯤 되면 또래들 중에 약해 보이는 아이들을 겁주며 물건이나 돈을 빼앗고 때리기도 한다.

어른들 앞에서는 거짓말도 하고 때로는 타 이름에 대하여 반항도 한다. 이 때 단단히 야단을 맞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다짐을 한 아이들 중에는 그런 버릇이 고쳐지는 아이들도 있지만, 끝내 못 고치고 어른이 되어서는 고질화되어 스스로가 죄악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이쯤 되면 탐욕과 이기심만 있을 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다. 거기다 성품도 포악 해져서 툭하면 폭행을 일삼고, 법과 질서를 지키려는 마음은 없고 온갖 불법과 악행만을 일삼는다.

폭력, 살인, 강도, 절도, 사기 등 온갖 사회악을 저지른 사람들이 다 이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법과 질 서를 잘 지키고 남에게 폐를 끼 치지 않으며 선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흡혈귀나 살인마 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 사회에는 동물의 세계와 달리 국가라는 체제가 있어서 이런 사람들 로부터 선량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시회 전체의 질서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악행의 뿌리는 근절되지 않고 선 량(善良) 속에 숨어서 늘 존재하 고 있다. 이는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옛날 어느 글방 훈장님의 불 고기에 담긴 교훈이 하나 생각난다. 이 훈장님한테 글공부 하러 오는 학동들이 한 10여 명 있었는데 어찌나 서로 싸우고 말이 험한지, 힘센 녀석은 약한 녀석을 때리고 빼앗고 괴롭히고 못되게 굴었다. 훈장님은 여러 차례 훈계를 하고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보기도 했지만, 그때뿐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훈장님은 어느날 불고기 파티를 하기로 마음먹고 부인한테 고기를 사오도 록 했다.

고기를 사다 굽되 질긴 고기와 연한 고기를 각기 다른 접시에 담아 따로따로 구분하지 말고 적당히 안배하여 가져오라고 했다. 부인은 훈장님이 하라는 대로 해서 글방으로 군 고기를 내왔다. 훈장님은 학동들한테 말씀하시기를, “오늘은 내가 특별히 너희들에게 불고기를 준비했으니 많이 먹고 공부 열심히 하거라” 라고 하시고 먹기를 권했다.

학 동들은 정신없이 달려들어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먹을 만큼 먹고 모두들 젓가락을 놓았다. 훈장님이 학동들이 먹고 난 상을 보니 안 먹은 고기 접시들이 있었다. “이 고기들은 왜 안 먹었느냐?”라고 물었더니 학동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한 녀석이 하는 말이 “그 고기는 질겨서 먹지 를 못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훈장님은 바로 이 대답을 기다 렸던 것이다. 이어 말씀하시기를, “연한 고기는 사람으로 치면 착하고 인정 많고 부드러운 사람이고, 질긴 고기는 성품이 고약하고 남을 괴롭히며 저만 아는 못된 사람이니라.

고로 인간 사 회에는 앞에 같은 사람이 어디 가나 인정받고 주변에 항상 사람이 모여드나, 뒤에 같은 사람 은 사람들이 경계하고 피하며 항상 고립된 속에 고독하게 사느니라”라고 하셨다. 오는 6월 4일은 지방선거가 실 시되는 날이다.

전국에 많은 입후보자들이 나서 하나같이 이런 저런 공약을 내 걸고 주민을 위해 헌신 봉사하겠다고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전과자도 꽤 있다고 한다. 훈장님 말씀대로 연한 고기 같은 후보자들이 뽑히 기를 진정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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