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평택시 문예관광과에 들렀다. 평택시사편찬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작년 6월 말까지 발간하기로 추진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 원고 집필이 늦어진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작년 8월 말, 10월 말, 12월 말로 발간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었고, 이번에 또 3월 말로 연기했다는 것이다.

아이들 장난도 아니고 이런 무책임한 행정이 어디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작년 12월 말로 편찬을 맡고 있는 상임위원들의 임기가 끝났고 급여 예산도 동이 났다는 것이다. 아무런 후속 조 치(재계약) 없이 계속해서 편찬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임위원의 임기가 끝났고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평택시사편찬 작업을 무자격자가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병수 문예관광과장에게 추가 계약이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시사편찬 예산 배정 단체인 평택문화원에서 계약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평택문화원 사무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을 했더니 그런 일이 없었 다는 것이다. 아니 이런 일도 있나 싶어 한 과장에게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따졌더니 벌컥 화를 내며 직원들에게 “오 OO (문화원 사무국장)이 당장 들어오라고 해” 라며 호통을 치는 것이다. 아니 ‘방귀 뀐 X가 성 낸다’고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 나자 오히려 화를 내는 이런 적반하장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평택 문화원 사무국장이 평택시문예 관광과의 직원도 아닐 터인데 평택문화원 부원장인 필자 앞에서 그런 언행을 하는 것을 보니 이는 필시 평택문화원을 문예관광과의 하부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문예관광과의 오만함이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있었다. 민간 행사 보조를 받는 여러 단체들이 문예관광과의 예산 배정권과 지도 감독을 받아야 하는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문예관광과가 ‘수퍼 갑’의 횡포를 부려도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보조금을 받은 행사나 공연을 할 때에 시장의 참석 스케줄에 맞춰 진행 스케줄을 변경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평택문예관광과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은 엄연히 시민의 혈세로 만든 예산이고 행사나 공연 역시 관람석의 주인은 당연히 평택시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일부 공무원들이 자 신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분간하지 못하는 과잉충성(?)이 벌어지고 있어 심히 유감스러울 뿐이다.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뻔한 거짓말을 한다면 시민들이 시나 시정에 대해 과연 신뢰를 보일 수 있나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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