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갑오(甲午) 년을 맞는다. 우리는 해가 바뀌면 그 해 햇 수 외에 간지(干支)가 따라 붇는다. 이는 옛부터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고 살아온 때문이 아닌가 한다.

간지는 하늘과 기둥을 상징하는 천간(天干)의 10자 즉,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와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地支)의 12 자인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 (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 (酉) 술(戌) 해(亥)를 아래위로 맞추 어 60개의 조합을 만든 것이다.

즉, 갑자(甲子) 일축(乙丑) 병인 (丙寅) 정묘(丁卯)……등으로 순서 대로 조합하여 계해(癸亥)로 끝난다. 이렇게 갑자로 시작해서 계해로 끝나고 다시 갑자년으로 돌아 오면 60년이니 이를 갑년 또는 회갑이라 한다. 갑오년 생들은 올해 환갑을 맞는다. 한편, 갑자에서 계해까지의 60개의 조합을 60갑자라고도 한다.

금년 갑오는 60갑자의 31번째이다. 이 60갑자는 년도와 달, 날짜를 표시할 뿐 아니라. 시간 방위까지 도 표시하며 사주 궁합을 보는데도 이용된다. 지지 12개는 각기 자(쥐) 축(소) 인(호랑이) 묘(토끼) 진(용) 사(뱀) 오(말) 미(양) 신(원숭이) 유 (닭) 술(개) 해(돼지)로 짐승을 나타 냄으로써 이를 ‘띠’라 하여 같은 해에 태어나는 사람은 다 같은 띠가 된다. 그래서 올해 태어날 아기들은 다 같이 갑오년 생으로 말 띠가 된다.

말 띠는 갑오년 말 띠 외에도 4 개가 더 있는데 갑오년은 청말, 병오는 적말, 무오는 황말, 경오는 백말, 임오는 흑말 이다. 그 중에도 금년 갑오의 말을 청마(靑馬)라 한다. 전 세계가 거의 다 서기 연호를 사용하지만, 한국 중국 일본만이 서기 연호와 간지(干支)를 함께 사용하는 것 같다. 말은 진취적이고 활달하며 성 격이 온순하고 활달하여 사람과의 교감을 잘해 의사소통이 원활 할 정도로 영리한 동물로 알려졌다. 그래서 옛날부터 무사들을 등에 태우고 전쟁터에 나가 전투에 참여하는 군마로, 요즘처럼 승용차가 없던 시절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승마로 때로는 짐을 운반하는 운반마로 지금까지 우리 인간의 곁에서 사랑을 받아 오고 있는 동물이다.

그런데 왜 말해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말 띠라해서 꺼려 하는 것일까? 특히 남자아이 보다도 여자아이가 말 띠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그랬다. 얼른 생각하기에 말이 잘 뛰고 활달해서 좀 드센 것 같아 보여서 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성은 얌전하고 조신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 역술가들은 말은 오행에서 화(火)에 속함으로 성격이 불같이 거칠고 급하다고 한다. 이런 속설 때문에 혼기에 든 말띠 여성들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심지어는 말 띠 해에는 출산율 마저 떨어진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이런 속설은 우리나라 전 현대 어느 문헌에도 나와 있지도 않으며 근거가 없다. 다만, 일본에서는 말 띠 여성이 팔자가 사납고 남편 운이 없다는 일본인들의 사상이 일제 강점기에 건너와서 그때부터 잘못 인식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말에게는 사회성이 좋아 현실의 잘 적응하며 직장이나 사회에서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 한다.

현재에도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말 띠 태생들이 많이 있다. ‘띠’라는 게 무엇인가? 사람이 태어나는 해, 그 해 지지를 상징하는 동물에 불과 한 것이거늘, 그 동물의 특징에 사람의 운명을 결부시킨다는 게 말이 되는가. 심심풀이로 오락으로 넘겨야 할 일이지 믿을 것까지야 뭐 있겠는가. 말은 좀처럼 싸우지 않는다. 특히 청마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이 청마의 해에는 여야 간에 노사 간에 싸움 없이 진취적이고 소통이 원활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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