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대표축제를 개발하기 위해 나선 것은 본지가 작년가을 열렸던 평택 뮤직 페스티벌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 김선기 시장의 특별지시로 문예관광과에서 TF팀을 구성하면서 부터다. 이때만 해도 평택시와 김 시장은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우리시를 알리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진정한 의미의 대표 축제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 필자를 포함한 열 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팀원으로 참여하기로 흔쾌히 수락한 것이다. 하지만 회의를 거듭할수록 시나 시장의 의지가 부족한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축제의 밑그림이 그려지면서 우리 TF팀에서 시에 몇 가지 사항을 요구했는데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의 요구사항은 첫째, 대표축제의 규모나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 예산·총무·문화예 술을 담당하는 과장급 이상의 공무원이 회의에 참석하여 실질적 논의를 하자. 둘째, 대표축제를 개최하기 위한 일정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달라. 셋째, 신바람 TF팀에서 대표축제에 대한 결론이 나면 꼭 실행하겠다는 시장의 약속이 필요하다는 등의 지극히 평범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에 대해 담당 계장들이 회의에 한번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 하나 확실한 답변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담당팀장으로 부터 ‘시장님이 신바람 TF팀원들과 식사를 하며 축제에 대해 논의해 보자’ 는 연락이 왔다. 우리들은 많은 기대를 갖고 시장을 만났다. 여기서 신바람 TF팀에서 논의됐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설명을 했고, 논의되고 있는 축 제 예산이 최소한 20억 원 정도는 들게 될 것 같다는 얘기도 나 눴다. 그랬더니 시장이 ‘처음부터 너무 크게 잡지 말고 조금 줄여서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사실 우리가 제시했던 예산규모도 대표축제라고 불리기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시나 시장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기에 수긍하기로 했다. 이날이 8월 30일 이었다. (향후 축제예산에 대해 우리를 기만 했다는 결정적 증거) 이후 우리는 2014년 예산 안에 축제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축제 기획안과 축소된 실행예산 을 급히 짜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줄여서 실행예산을 짜다보니 너무 힘들다는 축제 전문가 유재언 교수님을 설득하여 1차로 15 억여 원의 예산서가 짜여졌다. 그런데 이것도 다시 줄여 달라고 해서 유 교수님이 밤을 새워 10억여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축제 기획안을 만들게 되었다.(사실 이 예산으로는 제대로 된 축제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TF팀원들의 생각이었다.)                                        (다음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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