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소사벌 레포츠타운에서는 ‘2013 평택시민 행복콘서트’가 열렸다.  지난해 평택 뮤직 페스티벌 행사를 이름만 바꿔서 치룬 짝퉁 페스티벌이었다.  전체 소요경비만 2억5천만 원에 이르는 이번 행사는 형식과 내용, 어느 것 하나 새로울 것 없는 진부함 그 자체였다.

행복한 일류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평택시의 발전모습을 시민과 함께 나누고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해 개최했다는 행사취지와는 달리 어느 곳에도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시민들의 혈세를 쏟아 부어 개최된 이번 콘서트는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1만여 명의 관람객만이 추위에 발을 동동거리며 관람했다고 하는데, 이런 일회성·전시성·소비성 행사에 목을 매는 시 집행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지금 평택에는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문화예술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담당 부서에서는 문화·예술계의 각종 지원요청이나 현안 해결은 모른 체하며 수억 원의 혈세를 공연과 불꽃놀이에 날려 버렸다고 하면, 어느 시민이 이에 동의 할 수 있단 말인가.

작년 이맘때 본지는 ‘평택 뮤직 페스티벌’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바 있다. 이런 요구에 김선기 시장을 비롯한 담당부서에서는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평택의 대표축제를 개발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똑같은 형식의 공연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힘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끼게 한다.

시장의 약속은 중요하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한다면 어떤 시민이 시정을 믿고 따르겠는가? 불신이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할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 두고 싶다.

평택시의회 K의원은 “TV에 각종 콘서트·공연 등을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채널이 많은데 굳이 혈세를 낭비하며 이런 행사를 개최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이번 공연을 관람하신 시민들이 과연 행복했었는지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평택시의 1년 예산은 1조 원 남짓 된다. 꽤 많은 예산인 것 같지만 세출수요에는 한참 부족한 예산이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아껴 꼭 필요한 곳에 예산편성과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에 만 낭비하지 말고 시와 시민들의 미래에 관심 갖고 투자하는 것도 시와 시장이 해야 할 임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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