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팽성읍 안정리에서 열리는 ‘마토예술제’ 벼룩시장에서는 영어를 못하면 에누리를 할 수 없다. 벼룩시장 좌판을 열고 있는 30여 명 가운데 절반은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린다는 의미의 ‘마토예술제(Mato Festival)’는 미 육군 험프리수비대가 주둔하는 안정리 로데오거리에서 주한 미군 가족과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문화 교류 프로젝트로 오는 31일 두 번째 무대가 열린다.
거리공연, 체험마당, 예술마당 등 볼거리, 즐길 거리로 구성된 프로그램 가운데 벼룩시장은 한국인과 미국인이 물건을 흥정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문화와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어 인기다. 평택시는 지난 27일 제2회 마토예술제 벼룩시장에 24팀이 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팀이 미군 가족이다. 시는 참가팀이 추가돼 모두 40여 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제1회 마토예술제 벼룩시장에는 미군 장병 가족과 군무원 등 미국인 15팀을 포함해 36팀이 옷과 인형, 그림, 액세서리 등 손수 만든 제품으로 좌판을 꾸몄다.
미군 가족 다렌 루이스, 킴벌리 비즐리 씨가 홈드레스를 만들어 솜씨를 뽐냈고 리즈 갈루찌, 메이다 새보릿, 앨리시아 힉스 씨 등이 유화, 수채화, 데생 등 그림을 선보였다. 제니퍼 램리는 보석류, 로레인 코너, 애쉬리 리틀러가 손수 만든 가방과 열쇠고리, 알레얀드라 록크가 사용하던 중고 옷과 생활용품을 진열하고 손님들과 한나절 수다를 떨었다.
안정리에 소재한 미국인 여행 중개업체 한 곳은 홍콩 여행티켓을 놓고 자선 복권을 판매해 국내 벼룩시장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재미를 더했다. ‘마토예술제’에서는 이밖에 사물놀이, 제기차기 등 한국 전통놀이와 서부 영화에서 보던 말굽던지기 등 미국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고 평택소리여행과 평택노래쟁이들, 평택리듬찾사, 강백수밴드가 거리공연을 한다.
길거리 노점에서는 미국인들이 독립기념일에 먹는다는 구운 감자, 미군 부대 주변에서나 볼 수 있는 핫도그, 스리랑카 전통 삼각 고기빵 등 글로벌 군것질도 즐길 수 있다.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는 6.25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주둔하며 형성된 미군기지 주변 마을로 개발은 더디지만 주한 미군과 주민들이 더불어 살아가며 만든 독특한 문화가 간직된 지역이다.
- 입력 2013.08.29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