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한 새싹이 돋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세상이 온통 초록빛이다.

5월은 실록의 계절이라 했듯이 이를 방불케 하듯 하루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지고 있다.

연일 비로 계속 된 어린이날 연휴가 한편으로는 야속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지내라는 의미로 생각 하니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흔히들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부른다.

이는 아마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함께 있었던 까닭으로 그렇게 불리어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어린이와 어른들이 더불어 함께하며 행복해 지는 친숙한 가정적 분위기가 정서적으로 참 좋은 교육이기도 하며 어른들에겐 큰 행복이기도 하기 때문 일 것 이다.

멀리에 있든 가까이 있든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찾아 귀염을 듬뿍 받으며 사랑을 만끽하는 어린이들이 최고로 기다려지는 날이지만 세월의 변천에 따라 화상 채팅을 하기도 하고 용돈을 계좌로 주고받는 시대가 되었다.

어린이날 보지 못하면 어버이날을 기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었던 지난날들이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어버이날이라는 기념일은 있지만 공휴일에서 제외 되면서부터 다소 그 의미가 미약해지는 느낌이 든다.

하얀 한복의 가슴 한쪽에 자손들이 달아준 빨간 카네이션을 달고 자식들의 건재함과 다복함을 뽐내면서 마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흐뭇해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더욱 아련해 지는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사라진 어버이 날 때문이 아닐까 하는 허전함이 섞인 아쉬움 일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애정 어린 행복의 고리로 자리매김 했던 어버이날이 공휴일은 아니지만 영원히 우리들 가슴속에 기억되기를 염원 해 본다.  

대가족 주거 형태가 거의 사라지고 산업화와 현대화가 가져온 주거환경의 변화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혁 시켰다.

그리하여 가정 이라는 포근한 개념이 주는 가족애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생활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면서 사회성도 점차 결여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도 있다. 

단순히 사라진 어버이날이 그리운 것보다도 어린이날과 연계되어 가족애를 느끼며 가족의 소중함을 이어주던 마음이 소원해 지는 것이 더 큰 그리움 이다.

푸른 실록과 더불어 젊고 생기 있게 웃어주는 어린이와 더불어 뜨거운 사랑과 깊은 애정으로 감싸주는 어버이의 훈훈한 정이 오가는 5월이 되었으면 한다.

어버이날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쉬움을 안고 더욱 공고히 우리들의 마음 속 깊이 자라잡기를 간절히 희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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