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은 정부에서 지정한 ‘장애인의 날’이다.

당초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것을 국가에서 이어 받아 기념일로 제정한 것이 1981년이니 ‘장애인의 날’도 어느덧 43회째를 맞았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장애인들의 재활 욕구를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불편을 해소하자는 관점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장애인의 날(4월 20일)이 있는 주간에는 장애인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지자체가 대부분이며, 평택시 역시 장애인의 날을 맞아 교통약자(장애인) 콜택시를 무료로 운행하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반대로 ‘장애인의 날’을 제외하고는 장애인은 철저히 제도권의 무관심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당장 평택시만 봐도, 문제 많은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이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오랜 기간 방치되고 있으며, 장애인들이 탑승 가능한 저상 버스도 많이 부족하다.

게다가 많은 시민들이 드나드는 시청 정문 계단과 내부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나 손잡이(점자 안내판)마저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장애인에 대한 기초적인 배려조차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자체가 어떠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장애인들이 받아온 차별에 대한 보답이 되어 주지는 못한다. 

중요한 것은 한시적인 배려가 아니라, 일관적인 관심이다. 평소 장애인의 시점에서 불편을 야기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정비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개념을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건축 쪽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물리적인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오다 현재에 와서는 제도적, 법률적, 인식상의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자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이다.

‘장애는 불편하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아니다’ 이는 장애를 가졌음에도 세계적 위인으로 거듭난 헬렌 켈러의 말이다.

장애로 인한 개인의 불편함까지 우리 사회가 해결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장애로 인한 불행은 평소의 관심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장애인의 날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장애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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