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기 말기에 제나라 출신의 뛰어난 병법을 구사하는 인물이 등장했는데 바로 ‘손자병법’을 저술한 손무이다. 손무가 저술한 손자병법은 고대 중국뿐만 아니라 지금의 중국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널리 읽히고 있다. 

그는 기원전 515년에서 512년까지 모두 13편의 병법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오나라의 왕 합려를 만났을 때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사마천은 사기에서 오나라 왕이 이 13권을 모두 다 읽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가 손자병법에 해석을 달기도 했다고 할 정도이니 얼마나 군사학에서 중요한가를 상상할 수 있다. 

현재는 단순히 군사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사업을 하거나 사람들과의 교류, 조직의 경영 등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등에서 널리 재해석되고 또 이를 바탕으로 많은 저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손자병법은 모두 1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쟁의 경험을 정리하여 효율적인 전쟁을 위한 전략과 전술을 망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손자는 1편에서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승리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기본적인 계획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략의 다섯 가지 요소와 서로의 전략 요소를 비교하는 기준, 그리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적을 속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사업을 하기 전에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시장을 분석하여 사업의 성패를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과 유사하다. 

그리고 3편은 모공편(謀攻編)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승리를 쟁취하는 전술을 논하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여기서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해서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사실은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원문을 보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 또한 상대를 모르고 나를 알면 한번은 이기고 한번은 패한다. 상대도 모르고 자신도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위험에 빠지게 된다”라고 적고 있는데 그 만큼 상황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가 사업을 할 때 자신의 능력이나 상대방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오로지 직관이나 혹은 무모한 용기로 도전하여 실패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볼 수 있다.

만약 손자병법에 따라 사업을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손자가 자신의 병법을 오나라 합려에게 바치자 합려는 자신의 궁녀 180명을 불러 모은 뒤 손자에게 군대를 지휘해보라고 시험했다. 손자는 합려가 총애하는 두 명의 후궁을 각 편의 대장으로 삼아 제식훈련을 명령했다. 그러자 궁녀들은 깔깔거리며 손자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손자는 궁녀들에게 군대에서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참수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다시금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여전히 궁녀들은 크게 웃고 떠들면서 그 명령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손자는 합려가 총애하는 두 명의 후궁의 목을 베라고 하였다. 이에 놀란 합려가 급하게 사람을 보내 이제 충분히 보았으니 멈추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손자는 왕명을 받은 장수가 군에 있으면 상황에 따라 왕의 명령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 두 후궁의 목을 베었다. 이에 놀란 다른 궁녀들은 손자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후 합려는 손자의 능력을 인정하였고 그를 장군으로 임명하였다. 그 후 오나라는 서쪽의 강대국인 초나라를 공격하여 도성을 차지했고 북쪽으로는 제나라와 진나라를 위협하는 강대국으로 세력이 확대되었다.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손자병법은 동서고금의 최고의 병법서로 또 비즈니스의 전쟁터에서 훌륭한 교본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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