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는 작년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연말에는 방송사들이 올해의 최고의 명언으로까지 꼽기도 했던 신조어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특히 대한민국이 작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과 관련하여 더욱 인기를 끌었는데, 누군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슬로건으로 '꿈은 이루어진다'였다면, 2022년에 월드컵에서는 바로 '중꺾마'라고 이야기했다. 

중꺾마에 담긴 뜻은 그 옛날 ‘오뚝이 정신’이나, ‘칠전팔기’(七顚八起) 혹은 ‘임전무퇴’(臨戰無退)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 오늘날 신세대들에게도 변하지 않는 가치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만만치 않음에 대한 반증일 수 있다. 

올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팍팍한 현실을 맞이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이 나라 백성들을 ‘민초’라 불렀다. 요즘이야 ‘민트 초코’의 약자정도로 소비되는 말이 되었지만, 잡초처럼 짓밟혀도 꺾이지 않는 질긴 생명력을 강조한 말이다. 

아무튼 ‘중꺾마’를 포함하여 일련의 사자성어나 속담들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전진하라는 격려가 담겨있다. 성경은 말씀한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중꺾마’는 5년 혹은 10년, 20년 인생길의 긴 호흡에도 해당되지만, 동시에 하루 하루의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도 필요한 이야기이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 이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해마다 1월 중순이 지나가면서 서서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작심삼일’이다. 작년 연말이나 올 초에 나름대로 굳게 다짐하고 결심했던 것들이 서서히 무너져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 의미 있고 소중한 가치들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나쁜 습관은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굳어지기 쉽다. 게으름은 굳이 뭘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저 가만히 있으면 게을러지게 된다. 

그러나 몸 건강을 위해 지속적인 운동이나 금연을 결심했다든지, 혹은 자기 개발을 위해 책을 몇 권씩 읽기로 했거나, 언어공부를 하겠다든지 하는 것들은 한없이 편해지려는 오래된 습관과 싸워야 가능한 것이다. 

오래된 속담을 살짝 비꼬아 말하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가다가 아니 가면, 아니 간만 못하다’라는 속담을 ‘가다가 아니 가면, 간만큼 이익이다’라고 바꾸어 말한 적이 있었다. 어느 쪽이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에 더 가까운 것인지는 조금 혼란스럽다. 

어떤 이들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을 피하는 방법은 ‘작심’을 ‘삼일마다’ 하면 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가다 보면 언젠가 좋은 습관이 몸에 배고, 또 힘든 일을 넉넉히 이겨내는 마음의 근육이 생기게 된다. 

올해는 음력 설이 아주 이르게 찾아왔다. 설날이 지나야 정말 새해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신정부터 설날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해도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그런 면에서 우리는 새롭게 시작할 또 하나의 기회를 제공 받은 셈이다. 다시 새해 결심을 해도 늦지 않았다는 말이다. 

가다가 아니 가면, 간만큼 이익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가다 보면,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도 그것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조금은 더 발전하고 진보한 나 자신을 보게 되지 않을까?  

개인적 발전과 좋은 습관을 위해 내 안의 연약함과의 싸우는 것이든, 외부적인 여러 어려움과 시련을 이겨나가야 하는 것이든 중요한 것은 정말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나를 다잡고, 고난과 시련을 맞이할 때, 두려움은 기도가 되고 한숨은 노래로 바뀌게 될 것이다. 올해도 중꺾마 정신으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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