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농악“일방적 주장 따라 예산 전액 삭감”

 - 평택시의회“내부 갈등 해결 시, 예산 복구”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불거진 평택농악보존회(이하 보존회) 내부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평택시의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 ‘평택농악 관련 2023년도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보존회는 “평택시의회가 사실관계 규명 없이 예산을 삭감했다”며, “시의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평택시의회는 지난 2022년 12월 19일 제235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통해 2023년 본예산을 최종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평택농악 전승지원금, 전승장비 구입비, 평택농악 상설공연 등 보존회 관련 예산 8억 580만 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는 보존회가 지난 2021년 6월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고용노동부로부터 개선조치를 요구받았음에도 현재까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자, 시의회 차원에서 경고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인 A씨가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보존회 이사였던 B씨는 평단원 A씨를 포함해 경력이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입단원 3명을 대상으로 욕설 및 폭언을 가했다. 고용노동부는 A씨가 받은 욕설 및 폭언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고, 보존회에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보존회는 ‘보존회 단원들의 경우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 고용노동부의 조치를 이행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근거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농악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보존회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평택시의회는 2023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농악보존회 문제와 관련된 사항이 제기되거나 논의된 사항이 없음에도 전승지원금과 사업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이는 예산심의의 공정성, 사업성과 예측, 사회적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평택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김승겸 위원장은 “이번 평택농악 예산 삭감은 보존회 내부 문제가 1년 넘도록 지속 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향후 문제가 해결되면 추경을 통해 복구시켜줄 예정이며, 보존회 측에도 그렇게 전달을 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평택농악은 두레농악과 걸립농악을 계승한 웃다리 지역을 대표하는 농악으로,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로 지정됐으며 2014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현재는 「평택시 무형문화재 보존 및 지원조례」에 의해 평택시로부터 전승지원금을 지급받고 있다.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