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지난 23일, 고덕면 동고리 454-3에 위치한 토마토 농장 에이디팜에 방문했다. 육안으로 본 농장의 규모는 상당했다. 약 3,966.9㎡(1200평) 면적에 3,305.8㎡(1000평)은 지배면적이며, 661.1㎡(200평)의 관리동을 갖추고 있었다.

앞서 에이디팜 김태원 대표는 평택에 있는 초, 중, 고를 졸업한 평택 토박이로, “고덕면 동고리에서 4대째 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필자는 22년째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토마토 농장주가 된 그와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잘 나가던 대기업 직원에서 토마토 농장주까지
 
“누구나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그런 생각을 할 겁니다. 반복적이고 루틴한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하나..”, “매월 받는 월급이란 게 참 달콤하잖아요. 
그럼에도 나의 모습은 계속해서 정체돼 있는 것 같고” 김태원 대표(48)는 오랫동안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들이 한번쯤은 느껴볼 법한 솔직한 감정을 말하며,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100세 시대에 40대 후반으로 가면서 ‘터닝포인트(turning point)’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찰나, 우연히 2년 전부터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던 동네친구의 농장에 놀러가게 됐다.
그리고 거기서 기분이 전환됨을 느끼고 ‘정직한 피곤함’, ‘성실한 노동의 가치’ 등과 같은 교과서적인 개념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고 한다.
김태원 대표는 “퇴사를 하려고 하니 정말 실행하기가 힘들었다.
매월 들어오는 월급..결혼 이후부터 쭈욱 외벌이었던 상황에서는 소득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다행히도 아내가 이해를 해줬고, 쉽지 않은 길 한번 열심히 해보자며 격려를 해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김 대표는 20년을 넘게 다닌 대기업을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토마토 농사와 온실 시공에 대해 공부하고 노력한 끝에 지난 4월 온실을 짓고 8월부터 정식(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내어다 제대로 심다)해 현재는 토마토를 수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앞에서 언급한 동네친구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시작조차 하지 못 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그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영석아, 고맙다’”고 전했다.
 
■ 스마트팜과 일반 농업의 차이는?
 
스마트팜은 말 그대로 똑똑하게 재배되는 농장을 일컫는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작물이 최적의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환경제어를 스마트하게 한다는 것이다.
김태원 대표는 “작물이 온전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적절한 온·습도와 양분이 필요하며, 곰팡이와 각종 충들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러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서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이 스마트팜”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노지(지붕 따위로 덮거나 가리지 않은 땅)에서 하는 농업의 경우, 이러한 과정들을 모두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수확률이 떨어지거나 수확물의 퀄리티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스마트팜 농장에서 사람 손이 닿아야 하는 부분이 적엽, 유인, 방제, 수확 등을 위해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컨트롤하는 것이라면, 일반 농업에서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는 점이 스마트팜과 일반 농업의 차이를 극명하게 나누는 기준인 셈이다. 

■ 스마트팜 농업인의 장점과 단점
 
스마트팜 농업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김태원 대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환경제어를 할 수 있다는 점과 단점으로는 큰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을 각각 꼽았다.
김태원 대표는 “지금도 내 핸드폰 하나로, 온·습도 조절, 관수량 설정, 환기창 개폐 등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이것이 가장 큰 장점 일 것이지만, 단점으로는 비용이 많이 든다. 건축 자재 값이 상승한 것도 있고,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고 답했다. 
 
이하 김태원 대표와의 일문일답
 
■ 농업인들을 위한 정부 지원 사업 등이 있는가?
 
영·농 경력이 있고, 나이가 40세 미만이면 청년창업농이라는 정부 지원 및 저리 자금 대출 제도가 있다.
하지만, 나는 해당사항이 없어서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서울 경기와 같은 수도권은 이러한 정책이 거의 전무하고, 지방 등 인구 소멸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경우 정부 지원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 시공 금액의 50%를 지원해주거나 장기 저금리 자금 대출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스마트팜 농업의 앞으로 전망은?
 
우리 동네만 해도 농사를 짓고 계신 분 중 가장 젊은 사람이 60대 초반이다.
내가 올해 48세인데, 그 중간에 종사하는 분들이 없다. 
좁게 봤을 때는 평택 지역에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 진다.
사회 구조의 일반적인 트렌드가 있는 것처럼, 결국은 노지 농사는 서서히 저물고 스마트팜으로 많이 진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엔 이 시장도 레드오션이 올 것이며, 앞으로 스마트팜 농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 
 
■ 스마트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잘 준비하면 좋은 경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의 농가를 잘 방문해 보고 자기 나름의 농사 철학과 콘셉트를 잘 잡는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골 어른들이 “농산물 값은 깎는 게 아니야”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내가 농사를 직접 해보니 그 말의 뜻과 의미를 알 것 같다. 
진짜 농부들이 땀 흘려 수확한 농산물이란 게 얼마나 귀한 것인지 느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역에 있는 농장인 들의 농산물을 많이 이용해 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서로 상생하고, 지역에서 생산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결국 지역 경제공동체가 살아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셨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2023년 계모년(癸卯年)에는 모두 다 건강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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