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세가 한껏 수그러들었다. 

지난달 15일 용인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16일 화성을 거쳐 17일과 23일 평택시, 25일 이천시, 29일 안성시까지 총 6곳의 가금농가에서 발생했다.

AI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는 AI 발생 농장에 대한 초동방역과 긴급살처분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368농가를 대상으로 한 이동제한이 유지되고, 총 29만 수의 가금류가 살처분됐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AI의 경우 겨울철 철새에 의한 감염비율이 높아 사실상 야생조류 AI 감염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2월 13일 기준 경기도에서는 총 16건의 야생조류 감염이 발생했다. 이는 전남(19건)에 이어 전국 2위이며, 전국적으로 83건의 야생조류 AI가 발생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 야생조류AI 중 20%가 경기도에서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경기 남부와 밀접한 충북에서의 야생조류 발생건수 또한 8건에 이르는 만큼 더욱 AI감염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경기도는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도내 가금농가 970호를 대상으로 전화를 이용한 점검과 지도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으며, 철새도래지 출입제한 구역과 인근 도로를 매일 소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12월에 들어 AI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나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이 발표한 ‘겨울철 조류 전국 동시 총조사’에 따르면 올해는 겨울철새의 유입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나 증가했다. 예년보다 AI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AI확산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해서 안심하기보단 더욱 방역에 채찍질을 가해야 할 때다.

다행히 방역당국도 이를 알고 관리·보호지역 내 위험 가금농장의 조기출하를 유도하고, 오는 18일까지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2차)일제검사를 실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만약 AI가 더욱 확산해 수백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 되면 코로나19로 인한 물가파동에 이어 또 다른 물가파동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가금농가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음식점과 사료산업, 육류가공업 등 연관업종의 피해상황도 예측된다.

현재로서는 방심 없는 철통방역만이 AI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나아가 매년 반복되는 AI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원천적인 방안도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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