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나라 왕은 장의가 땅을 준다는 말에 제나라와의 합종책을 깨고 진나라와 연횡하였으나 후에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진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였다.

이때 진진이라는 신하는 다시 나서서 진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히려 진나라와 힘을 합쳐 제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진진의 건의는 무시되었고 굴개라는 장군을 임명하여 진나라를 공격하도록 하였다. 이를 대비하고 있던 장의는 그 사이에 제나라와 연횡하고 있었으며 진나라와 제나라가 연합하여 초나라의 군대를 패배시켰다. 초나라는 장군 굴개와 군사 8만명이 전사하는 참패를 맛보았고 단양과 한중의 땅을 뺏겼다. 이후 초나라는 다시 공격하였으나 또 실패하였고 결국 진나라와 화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진나라는 전략적 요충지인 상과 어라는 지역과 초나라의 검중이란 땅을 교환하고자 했다. 이때 초나라 왕은 장의를 보내면 검중 땅을 진나라에게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진나라 왕은 장의가 혹시 무슨 변고를 당할 까 우려하여 수락하지 못했는데 장의는 주저없이 자신을 보내달라고 했다. 장의는 초나라 왕이 자신을 죽이지 못하도록 먼저 초나라 왕의 측근을 매수한 후 초나라를 방문했다. 

장의가 초나라에 도착하자 왕은 그를 죽이려했다. 그러자 그의 부인과 신하들은 만약 장의를 죽이면 더 큰 화를 당할 것이라고 간청하였고 결국 초나라 왕은 그를 죽이지 않고 오히려 잘 대접해주었다. 

장의가 초나라에 더 머물면서 전략을 짜고 있었는데 이때 자신의 친구인 소진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장의가 가장 두려워했던 친구이자 경쟁자가 죽자 이제 그는 자신의 전략과 전술을 막을 수 있는 상대가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장의는 초나라 왕을 다시 만나 강대국인 진나라와 연횡하여 다른 나라의 땅을 뺏고 영토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그는 한나라를 방문하여 진나라와 연합할 것을 주문했다. 한나라 왕도 자신이 약소국인데 만약 진나라와 동맹을 맺으면 안전해질 것이라고 믿고 이전에 소진에 의해 만들어진 합종책을 깨뜨렸다. 

진나라와 초나라 그리고 한나라에 이르는 삼국동맹이 맺어지자 그 힘을 앞세워 제나라, 연나라, 조나라를 방문하여 합종책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진나라를 맹주로 하는 전국의 질서를 수립했다. 장의가 연횡책을 완성한 후 진나라로 돌아가는 길에 자신을 지지해주던 혜왕이 죽고 무왕이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왕은 원래 장의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기다 장의를 질투하던 신하들이 그를 신용이 없으며 나라를 팔아먹는 자라고 비난했다. 이렇게 무왕이 장의를 싫어한다는 소문이 돌자 나머지 6개 나라의 왕들은 연횡책을 포기하고 다시 합종책으로 진나라에 대항하는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위협이 다가오자 장의는 무왕을 만나 새로운 계책을 제안했다. 진나라는 서쪽에 있고 다른 나라들은 모두 동쪽에 있어 이들을 이간질 하지 않으면 진나라가 동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제나라가 자신을 싫어하고 죽이려고 하니 자신을 위나라로 보내달라고 했다. 실제 장의가 위나라로 가자 제나라는 그를 죽이기 위해 위나라를 공격하려고 했다.  

그때 풍희라는 신하가 제나라 왕을 만나 만약 제나라가 위나라를 공격하여 전쟁이 벌어지면 두 나라 모두가 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게 되면 진나라가 제나라를 공격하고 영토를 확장하려고 할 것이므로 위나라와의 전쟁은 불가능하다고 간언했다. 이 말을 들은 제나라 왕은 다시 군대를 철수시켜 위나라를 공격하지 않았다. 

장의는 소진이 만들어 놓은 합종책을 자신의 연횡책으로 붕괴시켰으며 또한 진나라와 각국간의 모순을 이용하여 자신의 힘을 유지하였고 마지막에는 위나라의 재상을 하다가 죽었다.

전국시대의 합종책과 연횡책은 오늘날에도 국가간에 세력균형과 동맹이란 전략으로 여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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