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혹한 참사, 비극의 비보를 접하며 안타깝고 슬픈 마음 금할 길 없다. 

코로나로 인한 집합금지가 제한되고 길어지면서 대중적으로 즐길 문화가 부족했던 젊은 MZ세대들이 할로윈데이 축제를 맞아 축제의 본거지 이태원 좁고 경사진 골목길에 엄청나게 몰려들면서 생긴 참변이다.

백과에 따르면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하여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로 디지털 환경과 SNS에 능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여 유통시장에 영향력을 이끄는 세대라 하니 꽃다운 나이의 그 죽음 너무나 어이가 없다.

할로윈에 대한 유래는 익히 들어 알겠지만 남의 나라 축제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을 탓하지 말자. 

상술로 가득한 어른들의 욕심이 화이트 데이, 발렌타인 데이와 같은 기념일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행사의 행위자가 주관적, 객관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일이 가져올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책에 신속 만전을 기하는 일이 행정 관료의 일이 아닐까, 책임을 묻는다.

초록이 물들어 울긋불긋도 잠시 누렇게 갈변하고 있다.

평소 지나는 길 커다란 느티나무도 잎이 떨어져 뒹군다.

나무와 꽃, 하물며 쇠도 녹이 슬어 명을 다하는 시간을 지키다 가는데 저 많은 청춘의 꿈들은 어이할거나, 눈물이 난다.

T.S 엘리어트 황무지에서 ‘죽은 자의 매장(The Burial of the Dead)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의 축제, 들뜬 젊은이의 시간도, 감성의 가을밤도 사라졌다.

해마다 슬픔으로 들춰내야할 계절하나 생겨났으니, 세월호 아비규환이 아직 저리 선명한데 다시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야’한다.

꽃이나 잎을 납작하게 눌러서 만든 압화 공예작품이 인기고 유행이다.

꽃 누르미라는 우리말로 꽃의 수분을 제거하고 눌러 말린 평면적 장식의 꽃 예술이다.

한때 책갈피에 꽃잎과 나뭇잎을 끼워 무거운 것을 올려놓고 잘 말려 간직하기도하고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도 하였다.

이태원 압사 사망자를 생각하니 압화된 꽃의 고통이 느껴진다. 다시는 꽃 누르미 하지 말아야지.

사람의 발밑에서 압화 당하며 풍화하는 낙엽을 보며, 짧은 생애를 살다간 어린 영혼들을 위로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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