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일컫는 준말이지만 이제 와서는 우리 삶에 완전히 정착된 듯 여기저기서 사용되고 있다. 아예 내로남불을 원래 존재하는 사자성어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이 정도로 표현이 정착했다는 것은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 사회가 ‘내로남불’을 외칠 상황이 많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평택시농업기술센터 역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28일, 슈퍼오닝대학 워크숍 및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농업생태원에 차량을 주차했다. 

문제는 농업생태원의 경우 평소에는 차량 출입 및 주차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자전거마저 출입이 어렵다고 할 정도다. 

이처럼 시민들의 차량 출입은 통제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행사에는 차량 주차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당연히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농업기술센터도 핑계는 있다. 슈퍼오닝대학 체육대회를 주관하는 부서(지도정책과)와 농업생태원을 관리하는 부서(농촌자원과)가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을 뿐, 의도적으로 주차를 허락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경우라면 ‘내로남불’이라는 이미지를 피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부서 간 소통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작정 큰 행사를 진행했다는 뜻이니 어찌됐건 ‘무능하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농업기술센터의 ‘내로남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농업기술센터는 이전에도 잘못을 저질러놓고 거짓말로 일관한 전적이 있는 만큼, 해당 핑계를 마냥 사실로 믿어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런 민심을 알았는지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로부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각별히 신경 쓰겠다는 답을 받았다. 

잘못된 행동에는 로맨스가 없다. 그저 다 똑같은 불륜일 뿐. 의도가 어쨌든 옳지 않은 일을 행했다면 그것을 반성해야 한다. 

농업기술센터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내로남불’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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