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향후 기준금리 발표는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예전보다 큰 폭으로 올려서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 강도 높은 통화 긴축정책의 일환이다. 금리 인상 폭이 큰 걸음 즉, ‘빅 스텝’을 넘어서 이제는 거인의 걸음인 ‘자이언트 스텝’이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면 주변 나라들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 당장 우리나라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미국보다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외국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미국 금리 상향에 맞추어서 빅 스텝, 혹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금리를 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1달러당 우리나라 돈의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 이제는 1500원대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마치 IMF의 외환위기 때를 연상하게 한다. 

빅 스텝 자체가 꼭 나쁜 것이라 말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동안 초저금리였기에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빚 권하는 사회는 그리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 세계적인 경제 불안 형국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우리나라 경제가 좀 더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자리잡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나라 경제 당국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 경제가 속히 안정되기를 기도한다. 

또 다른 ‘빅 스텝’ 혹은 ‘자이언트 스텝’이 있다. 다윗은 구약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평가받는다. 다윗이 온 이스라엘지역을 다스리는 왕이 되고, 그의 왕권이 보다 더 강하고 견고해짐을 성경은 이렇게 표현했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삼하 5:10).  

우리말로 점점 강성하여 갔다는 번역은 의미를 잘 살렸는데, 히브리 원문은 “다윗이 걸어갈수록 그 걸음이 더욱 커졌다”는 관용적 표현을 사용하였다. 즉 그가 승승장구하면서 보다 큰 걸음, 보다 큰 보폭으로 전진해 나갔다는 것이다. 

다윗이 이렇게 ‘빅 스텝’, 더 나아가서 ‘자이언트 스텝’으로 힘 있게 나아가기까지의 과정은 참으로 인내의 시간들이었다. 그는 이새의 여덟 번째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그 위의 형들은 하나같이 용사였고 아버지의 기대의 대상이었다. 반면 다윗은 아버지조차 인정해 주지 않던 존재감 미미한 아들이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차기 왕을 선택하는 자리에 모든 다른 아들은 불렀으면서도 다윗은 들판에서 형들의 양을 돌봐야 했다(삼상 16장). 

다윗은 어렸을 때부터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을 살았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았던 그의 불리함이 오히려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였는지 모른다. 결국 여덟째 막내아들이었던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선지자 사무엘의 신탁을 받았다(삼상 16:13). 하지만 그것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는 사울의 궁전에서 일하는 음악치료사로 일하기도 했고(삼상 16장), 전쟁터에서 거인 골리앗을 만나 죽인 일도 있었다(삼상 17장). 블레셋사람들의 킬러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삼상 18:30). 그러다가 다윗은 사울왕의 견제와 미움을 받아 그를 피해 달아나서 광야의 도망자 신세로 오랜 동안 지내야 했다. 

그를 추적하던 사울 왕이 죽은 후에도 7년 반 동안은 열두 지파 중에 단지 자기가 속한 유다의 왕으로 머물러야 했다. 마침내 다윗이 37세가 되었을 때 이스라엘의 통합 왕으로 등극하였다.

그리고 다윗은 이제 큼직한 걸음으로 걸어갔던 것이다. 이렇게 다윗이 점점 강성해 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삼하 5;10).

그는 모든 일에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삶을 살았다.

우리나라가 이번 경제적 위기를 잘 극복하고, 그야말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더욱 큰 걸음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긍휼히 여기시고 은혜를 주셔서, ‘빅 스텝’, ‘자이언트 스텝’이 더 이상 두려움의 용어가 아니라 도약하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표현하는 말로 바뀔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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