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아 세 친구가 모였다. 자영업을 하는 친구, 간호원이 천직인 친구, 유통관련 일을 하는 나는 어릴 적 죽마고우다.

인생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면서 더욱 찾게 되는 친한 벗이다. 

오늘은 천안 두정동에 있는 맛 집에서 점심을 먹고 성성호수공원을 산책기로 했다.

도심에 이런 호수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업성저수지가 수변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성성호수공원’으로 탄생하여 시민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휴식과 힐링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산책하기 좋게 조성된 수변 데크를 걸으며 물가 진흙에 찍힌 발자국을 본다.

새들의 낙원인양 생태가 살아있는 모습이 좋았다. 위에서 내려다 본 호수는 녹조가 가득했다.

흐름이 없는 갇힌 물과 번지는 마름과 수초로 물고기들 사체가 둥둥 떠 있는 문제들이 있다고 하는데 인공 습지를 비롯 곳곳 천안시가 생태복원을 위한 노력들이 보여 진다.

성성호수공원에는 눈으로 잠시 본 것 이외에도 다양한 어류와 조류와 수생식물이 산다.

말하자면 호수의 주민인 것이다. 조류로는 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뿔논병아리, 왜가리, 민물가마우지가 있다.

어류는 붕어, 피라미, 잉어, 끄리, 베스, 가물치가 있는데 이중 베스는 환경부지정 생태계교란 종으로 공격성이 강하다고 한다.

마름은 엄청난 번식력으로 물의 순환을 방해해 공기 유입을 막아 마름 퇴치가 시급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마름을 이용해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고 키우는 뿔논병아리도 있으니 사는 일은 그 무엇도 나쁘다, 좋다 하는 정의는 단정하기 어렵다.

가족은 물론 가까운 이들과의 단절과 부재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평화로운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공기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처럼 이제야 일상의 소중함을 깊게 느끼고 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 한다. 이웃한 마을 호수에서 유유자적 한담을 즐기는 하루도 좋다.

호수 뷰는 아니지만 우리 동네도 통복천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바람숲길 산책로를 부는 바람과 햇빛, 새들, 사람들 발걸음과 활짝 웃음은 자연의 위대한 은혜로 오는 것이다.

오리가 이곳에 텃새가 되어 떠나지 않는 이유도 살아가기 좋은 물과 풍부한 먹이가 가장 큰 이유란 확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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