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건만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 그나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합금지 조치도 해제되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명절을 보낼 수 있게 됐지만 어딜 가든 사람들의 표정은 영 어둡기만 하다.

내려갈 줄 모르는 장바구니 물가와 코로나19 재확산 등 다양한 이유가 겹쳐 만들어진 현상일 것이다.

특히나 물가가 초비상이다. 올해 2월부터 연속 상승하며 7월 한때 6.3%까지 올랐다. 다행히 8월 들어 5.7%로 내려앉아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는 유가 하락에 의한 현상일 뿐, 실제로는 환율 급등과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슈퍼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한 만큼,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던 옛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명절을 앞둔 상황이 좋지 못하다.

코로나19 재확산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됐던 지난해에도 한가위 이후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올해는 지역이동과 대인접촉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명절 성수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농축수산물 20개 품목에 대해서는 대규모 공급을 지시하거나, 총 650억 원 상당의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계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불안한 민심을 잡기 어려워 보인다. 보다 확실하고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물가 안정을 위해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직거래를 확대하거나 코로나19 개인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홍보가 지속돼야 한다.

명절을 앞두고 시작된 여러 가지 악재들로 인해 올 한가위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보다 실용적인 대책이 마련돼 정부와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한가위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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