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표현이 있다. 잘못한 뒤에야 급하게 손 쓰는 것을 비꼬는 속담이다. 그러나 최근 평택시농업기술센터의 행태를 보면 ‘소를 잃고서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여실히 드러냈다.

현재 평택농기센터는 소를 잃어도 너무 많이 잃었다. 그럼에도 외양간을 고치긴 커녕 자신들이 소를 잃어버린 사실조차 숨기려한다. 이정도면 외양간 주인(평택시장)이라도 나서야 하건만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아무런 조치조차 내리지 않고 있다.

평택농기센터는 지난달 ‘슈퍼오닝 농업대학 세미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어기고 많은 예산낭비를 저질렀다. 더구나 이에 대해 본지가 취재에 나서자 여러 차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강사비 과지급이다. 농기센터는 행정안전부에서 정한 강사비 지급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A업체에서 책정한 기준대로 적게는 십여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의 강사비를 과지급했다. 

게다가 일부 강사에 대해서는 중복지급까지 했는데 ‘강사비 중복지급’ 역시 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인지 당초 농기센터는 중복지급에 대해 숨긴 채 8명의 강사에게 강사비를 지급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5명의 강사만이 세미나에 참여했으며 그중 3명이 중복으로 강사비를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언론에게마저 거짓말을 한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농기센터는 세미나를 위해 A업체로부터 교재·교구를 3백여만 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세미나가 끝난 이후 농기센터는 일부 품목만을 회수했으며, 나머지 품목은 다시 A업체가 회수해가는 촌극이 벌어졌다. 업체입장에서는 돈을 받고 판 물건을 도로 회수한 셈이다.

게다가 세미나 장소 선정에 있어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발견됐다. ‘평택 슈퍼오닝 농업대학 세미나’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세미나는 충북 진천에 소재한 웨딩홀에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농기센터 관계자는 ‘재학생들의 소통능력 향상과 협동심 강화를 위해 관외에서 세미나를 진행했으며, 해당 장소는 농기센터에서 선정했다’고 핑계를 댔지만 이 역시 확인 결과 A업체가 선정한 장소였다.

어째서 A업체가 세미나 장소까지 선정할 정도로 깊게 관여한 것인지 그리고 농기센터가 어째서 이를 숨기려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고작 세미나 한 번에 이처럼 많은 의혹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농기센터가 무능하거나 부정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농기센터는 잘못을 숨기기에 급급할 뿐 스스로 외양간을 고칠 마음이 없다. 그러나 그로 인한 피해는 시민이 입게 된다. 

이 정도로 문제가 많은 기관이라면 평택시장이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택시농업기술센터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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