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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눈
유영희 평택시 문인협회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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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7  11: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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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실골 일기를 펼친다. <나는 터지기를 기다리는 꽃이다>란 제목으로 출간된 오민석 시인의 신간 에세이다.

이름도 다정한 먹실골에서 자연물의 보이는 아름다움, 듣는 즐거움, 무엇보다 사람이 주는 행복감을 ‘사유와 감정을 더해 여러 형태의 촉감’으로 은은하게 빚은 보석 같은 글이다.

간접적으로 그의 삶을 엿본 기회를 ‘귀한 인연’으로 표현한 친필사인에서 시인의 마음은 타인의 마음에 들어와 유홍초 꽃인양 밝게 한다. 바쁘다는 일은 핑계이고 아직 친숙한 문장 몇 줄, 몇 곳에 머물고 있다. 안압 높은 뻑뻑하고 흐릿한 눈이 오두막 그늘을 바라보게만 하여도 좋다. 

책 정보 데이터베이스 도서관리 시스템 직업을 가진 둘째 아들과 인사동에서 차를 마시며 책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었다. 전국의 국공립 도서관 출장이 잦은 아들과 여유로운 한담을 가지는 일은 책을 읽는 것처럼 어렵다. 

"엄마, 류시화 시인 아세요?, 도서관에 다니다보니 나이 드신 분과 젊은이 할 것 없이 조용히 책 읽는 모습이 좋더라구요, 저도 책에 관심이 많아졌구요.“

“그래?(너무 기뻐 놀람), 당연히 알지, 엄마 그분 시집 몇 권 있어, 형은 까뮈의 이방인이 매우 좋다구 하니 그 책도 한 번 읽어봐, 모든 게 태양 때문이었대.”

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세상이다, 한 권의 책을 사거나 읽는 이들은 홍일표 시인이 염려한 ‘희귀종이 되어 멸종 위기에 처한 달빛’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길가에 민들레가 피었다 날아가고 강아지풀이 여물다 새잎을 내밀고 개망초가 우리 곁에 웃고 있다. 내가 울고 있어도 웃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 

책의 표지 뒷면에 쓰인 ‘느티나무 아래 오두막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쓰다’, ‘문학과 사람, 환대에 대한 사색’만 보아도 5대 영양소보다 더 많은 미립자를 품어 ‘나’라는 객체로 날아든 파랑새 같은 책이 머리맡에 있다. 영양 없이 축 처진 팔자주름과 입 꼬리 소리 없이 올라가게 하는 평온한 인생의 밴드가 필요하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전주가 울려 퍼지는 청라靑蘿 언덕을 올라가 보시라.

오두막 집필실에 거하는 시인은 ‘베란다 앞 사과나무는 신비의 블라인드를 배경에 깔고 초록 알들을 키운다.’고 했다. 사과 열매가 초록 알이라니, 침침한 눈이 랜덤으로 넘긴 배경에 알들이 그득하다. 예이츠의 이니스프리 호수 섬 벌떼 윙윙대듯,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손수 지은 숲속 오두막 동물과 평화로운 월든 호수처럼 눈은 어두워도 마음에 적셔지는 빛 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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