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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름을 불렀을 때”
김학인 안성 기좌리교회 담임목사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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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7  11: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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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개오는 세리장이었으며, 부자였다(눅 19:2).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죄인’이었다. 그의 집에 머물겠다고 예수께서 들어가셨을 때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비난했다.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묵으려고 들어갔다”(눅 19:7). 마을 주민들은 삭개오의 이름을 들으면 죄인을 떠올렸을 만큼 그는 지역에서 악명 높았다.

그는 세리장이었다. 세리는 로마제국의 권력에 빌붙어서 세금징수권을 위탁받은 청부업자들이었다. 동족들에게 적정한 세금이 아니라, 갖은 이유를 붙여서 백성들의 재산을 뜯어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덕업자들이었다. 그런데 세리들의 우두머리인 세리장이라니! 

그런 삭개오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벌어진다. 그는 당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성경에 예언된 메시아가 바로 그분일 것이라는 말들과 함께, 예수에게 세리와 죄인들을 가까이 한다는 것이다. 그를 비난 하는 사람들은 심지어 예수를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비아냥댔다(눅 7:34). 

도대체 누구이기에 권세 있게 말씀을 선포하고 병자를 고치는 이적을 베푸는 의로우신 분이 자기와 같은 세리와 죄인들을 환영한다는 것인가?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자기들과 상종하기는커녕 정죄하고 저주하기에 바빴는데 말이다. 

삭개오는 예수에 대한 소문에서 어떤 실낱같은 희망을 느꼈다. 모든 사람의 미움을 받는 줄 알면서도 양심을 버리고 동족의 등을 쳐서 부자가 되었지만, 정작 마음 한편의 깊은 죄의식과 돈으로 채워질 수 없는 공허함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삭개오는 그 예수를 꼭 한번만이라고 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자기 동네에 예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한걸음에 달려갔다(눅 19:3). 하지만 수많은 인파에 가려, 더구나 그는 키가 무척 작아 까치발을 해도 볼 수가 없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예수께서 지나가시게 되는 길을 앞서 달려가 큰 나무위에 올랐다(눅 19:4). 드디어 예수의 일행이 자기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예수께서 나무 위에 올라있는 삭개오를 주목해 보셨다. 눈이 마주쳤다.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예수께서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삭개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서 묵어야 하겠다”(눅 19:5).

생전 처음 만난 예수께서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그것은 단순히 삭개오의 이름만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다 아는 이의 입을 통해 불린 이름이었다. 사람들이 삭개오의 이름을 부를 때는 늘 이름 앞뒤로 쌍욕이 붙거나 저주에 가까운 말이 나왔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한없이 다정한 어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그의 집에 가서 함께 교제하고 싶다고 했다. 

삭개오는 자신의 영혼을 불쌍히 여기고, 회개하여 변화되고 구원에 이르기를 바라는 예수에게서 희망의 빛을 보았다. 가장 소중한 것을 발견한 그는 예전에 소중했던 것을 내려놓았다. 그는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불법으로 착취했던 사람들에게 네 배의 배상을 해주기로 하였다(눅 19:8). 

예수께서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삭개오의 인생이 달라졌다. 마치 김춘수의 시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아무 가치 없는, 아니 세상에서 없어져야 될 악명 높은 사람에서 진정 가치있는 인생이 되었다. 

예수께서는 분명한 회개와 믿음을 고백한 삭개오의 구원을 확인시켜 준 다음 이렇게 덧붙이셨다. “나는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왔다(눅 19:10). 예수께서는 지금도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구원의 길로 초청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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