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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국인의 지혜 497사마천의 사기를 말하다(13) 송나라의 양왕(襄王), 맹주를 꿈꾸다
박기철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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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0  11: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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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국제정치를 이끌어 가는 주요한 세력은 현실주의이다. 현실주의는 국가가 중심이 되고 국가의 경제력, 군사력 등을 중심으로 국가간의 위계가 정해진다. 그래서 사실 국제정치는 무정부적이고 힘(power)이 곧 정의(justice)가 되는 상황을 자주 볼 수 있다. 

21세기에도 200개가 넘는 많은 국가들이 존재하고 국제질서를 위해 만들어진 유엔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힘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들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춘추전국 시대에도 맹주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그 당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제나라의 환공이나 진나라의 목공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었다. 그 시기에 송나라가 있었는데 제후였던 양왕도 맹주를 꿈꾸었다. 실제 역사에서 양왕은 나라도 작고 실력도 부족하였으며 지금의 잣대로 맹주가 불가능하였으나 사마천은 그를 맹주의 하나로 인정했다. 그 이유는 송나라 양왕의 독특한 도덕관과 정의감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다. 

송나라의 왕이 죽고 태자가 왕의 자리에 앉아야 하는데 그는 자신의 이복형 목이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왕의 자리에 올랐는데 대신 목이를 재상으로 삼았다. 얼마 후 당시 맹주였던 제나라의 환공이 죽자 양왕은 자신이 중원의 맹주가 되기를 원했다. 

그는 자신이 재위에 오른 지 12년이 되던 해에 초나라 왕을 불러 자신이 제후들의 맹주가 될 수 있도록 부탁했고 초나라는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재상이던 목이는 작은 나라는 작은 나라로서 가야할 길이 있으니 만약 맹주가 되면 반드시 화를 입을 것이라고 극구 만류했다. 양공은 그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려 회맹에 참석했는데 초나라는 원래의 약속을 어기고 양공을 체포하고 송나라를 공격했다. 

이후 다시 풀려난 양공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초나라의 속국인 정나라를 공격했다. 자신의 속국이 공격을 당하자 초나라는 군대를 일으켜 송나라를 공격했다. 목이는 한번 더 초나라와의 전쟁은 절대 안된다고 막아섰으나 그의 고집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양공의 송나라 군대와 초나라 군대가 교전을 하게 되었다. 이때 초나라의 군대가 막 강을 건너려고 하자 목이는 송나라의 군사력이 약하니 초나라 군대가 강을 건너기 전에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공은 이번에도 목이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적군의 진형이 다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공격을 하면 군자의 도리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송나라는 초나라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양왕 스스로도 다리에 화살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자, 양왕은 오히려 적이 불리할 때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적이 전투 준비가 안되었는데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하고 반문하였다. 

이렇게 현실 감각도 없고 어설픈 도덕심에 빠져있던 양왕에게 목이는 적과의 전투와 싸움은 이기는 것이 목적인데 힘이 약한 나라가 예의를 갖추려면 처음부터 싸워서는 안된다고 그를 비판했다. 

송나라의 양왕은 맹주가 되지도 못했고 나라를 어렵게 만들었으며 스스로도 부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2년 후 죽게 되었다. 후세의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토대로 ‘송나라 양왕의 인자함(송양지인宋襄之仁)’이란 고사성어를 만들어 그를 비웃었다. 즉 지도자의 어리석음이나 쓸데없는 인자함이란 뜻으로 사용되는데 그래도 사마천은 그의 심성이 도리에 맞다고 생각하여 춘추시기의 맹주로 기록하고 있다. 

강대국은 강대국의 외교가 있고 소국은 소국의 외교가 있다.

만약 지도자가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무시하고 이상주의에 빠질 경우 국가와 국민들이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이 이야기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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