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처럼 까도 까도 깔게 나온다는 말은 평택시농업기술센터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다. 이번에는 출장여비 부정수령 의혹이다.

사실 공무원들의 출장 여비 부정수령 의혹은 과거부터 많은 시민들의 관심사였다. 다만 공직사회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직접 확인할 수 없으니 굳이 언급되지 않은 것 뿐이다.

그러나 본지에서 평택시농업기술센터 공무원의 출장기록과 출장목적, 동 시간대 결제된 업무추진비 내역 등을 확인해본 결과 공무원들의 출장과 관련해 수상한 내역이 몇 개 발견됐다.

가장 많이 발견된 내용은 ‘공무원이 출장 나간 것으로 기록된 시간에, 출장과 전혀 관계없는 장소에서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경우’다. 당연히 해당 공무원이 제대로 출장을 나갔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개의 경우는 출장을 나간 공무원을 대신해 부하직원 등 타 공무원이 업무추진비를 대리 결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대리결제가 아닌 경우다. 이 경우 출장을 나간 공무원이 ‘직접 시간을 내어 출장과 전혀 상관없는 장소로 이동해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이후 다시 출장지로 돌아갔다’는 것인데,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설명이다. 

단순 의혹이 아닌 실제 부정수령 사항도 발견됐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위해 외출을 했던 공무원이 이를 출장으로 기록해 출장여비를 부정수령한 것이다. 

당시 농업기술센터 직원이 출장여비 관련 규정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해명을 들었으나 ‘코로나19 검사’를 ‘공적 업무’로 착각한 시점에서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비단 출장여비 하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는 이전부터 본지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매번 ‘눈 가리고 아웅’만 반복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농업기술센터가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만큼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잃어버렸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들의 고충해결과 지원, 평택시 농산품 홍보 등 수많은 업무를 독립적으로 관장하고 책임지는 기관이다. 이런 기관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곧 농업인들의 피해로 직결된다. 이제라도 평택시가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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