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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소유자의 처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경우
이재근 변호사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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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22  11: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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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은 갑으로부터 남편 을 소유의 토지를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갑은 을로부터 아무런 대리권도 없이 남편인 을의 인감과 관계서류를 위조하여 병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병이 알아보니 갑은 을과 이 건 부동산 매매 및 다른 여러 사정 때문에 사이가 안 좋아져 결국 이혼하기로 하면서 을은 갑 명의로 되어 있는 임차보증금 및 기타 제3자에 대한 채권 등을 양도받고, 갑의 부동산 처분행위와 이에 따른 사문서위조행위를 불문에 붙이기로 합의하였다고 합니다.그런데도 을은 처와 한 합의는 병과는 상관없는 것이니 일단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해설>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리하여 체결한 계약이 효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대리인에게 본인을 대리할 권한이 있어야 하며 대리권이 없는 사람과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계약은 무효입니다. 따라서, 위 경우에도 병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갑에게 남편 을을 대신하여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 경우에서 남편 을은 갑에게 대리권을 준 사실이 없었습니다. 물론 대리권을 주지 않았더라도 일상가사의 범위라면 부부간에 서로를 대리할 권한(일상가사대리권)이 있습니다만 남편 을 소유의 부동산을 매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일상가사의 범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편 일상가사대리권이 있는 처가 남편을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상대방이 처에게 그와 같은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으며 그와 같이 믿은 것이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 계약은 유효한 것이 됩니다(민법 제126조 표현대리).

그러나 처가 남편의 인감과 관계서류를 위조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매수인이 그 남편에게 사정을 알아보지 않았다면 민법 제126조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아닌 단순한 무권대리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병이 갑과 체결한 계약은 일응 무효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권대리행위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이를 추인(追認 : 무권대리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나중에 이를 인정하는 것)하면 그 행위는 유효한 것으로 되는데(민법 제130조), 사례에서와 같이 부동산의 처분행위와 이에 따른 사문서위조행위를 불문에 붙이기로 한 것은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을은 자신의 처인 갑과 합의를 한 것이므로 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추인의 의사표시는 반드시 무권대리행위의 상대방에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무권대리인에게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을이 그러한 사정을 들어 추인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위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리하여 부동산을 매도할 경우 무권대리로 되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매수인으로서는 진정한 매도인에게 대리권의 유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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