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누락도 모자라... 공개기준도 미준수

 -농업기술센터, “업무 인지 못 했다” 잘못 인정  

평택시농업기술센터(소장 진영학) 예하 4개 부서가 시민의 알 권리와 지방자치단체 회계의 투명성을 위해 성실히 공개해야하는 업무추진비 공개에 소홀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업무추진비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해당 업무를 인지하지 못했다’거나 ‘격무로 인해 바빴다’는 핑계를 대며 업무추진비 공개를 누락한 만큼 근무기강 헤이에 대한 우려도 표명되고 있다.

평택시 홈페이지 및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업무추진비 공개 소홀로 지목된 부서는 농업정책과, 축산과, 기술보급과, 농촌자원과 총 4개 부서이다. 

농업정책과는 지난 2021년 6월 이후 업무추진비 미공개, 축산과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총 3개월에 대한 업무추진비 누락 등의 문제가 지적됐으며, 특히 기술보급과의 경우에는 업무추진 예산이 세워진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단 한 차례도 업무추진비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나마 농촌자원과는 업무추진비를 공개해 왔으나 사용일시를 제대로 명시하지 않는 등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추진비 공개는 「지방회계법」,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회계를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본서(시청), 실·과 및 담당관실, 제1관서 등에 적용된다.

그중 평택시농업기술센터는 제1관서에 해당되기 때문에 위 기준을 따라야 한다. 

해당 규정에서는 ▲기관운영업무추진비 ▲시책추진업무추진비 사용 시, 각 부서는 사용자와 일시(날짜, 시간), 장소, 집행목적, 대상 인원, 금액, 결제방법 등을 명시해 매분기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평택시농업기술센터 업무 담당자들이 공개기준 및 공개의 방법 등 해당 업무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거나, 격무를 핑계로 알면서도 업무수행에 게을렀다는 점이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업무추진비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알 권리와 투명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택시민 이 모(31)씨는 “지자체에서 여타 큰 계약에 대해서도 추진 방법과 추진 과정 등을 상세히 공개하는 것은 시민의 알 권리와 예산의 투명성을 통해 공직자의 비위 문제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공익을 위해 추진하는 큰 사업도 공개하는 마당에 업무추진비처럼 소수의 사용권한자가 사용하는 것은 더더욱 상세히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번 건은 행정적 실수 이전에 공무원이 생각하는 시민의 알 권리와 투명성의 척도를 명확히 보여준 것”이라고 일침했다. 

다만, 관련 법상 업무추진비 공개가 ‘의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본지 확인결과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에서는 업무추진비 등에 대해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됐을 뿐, 강제성은 없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상급기관에서 하급기관에 대해 업무추진비 공개를 권고하고 있는 만큼, 해당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서는) 전국 각 지자체에 대해 해당 기준을 따라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며, “비록 강행규정은 아니지만,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주민들의 알 권리와 해당 기관에 대한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하는 것이 맞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로 지목된 농업기술센터 내 4개부서는 본격적으로 본지 취재가 진행된 지난 10일과 13일, 누락 및 기준을 따르지 않고 작성된 업무추진비 내역을 소급적용하거나 수정해 뒤늦게 공개했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미공개는 전적으로 우리 잘못이 맞다”면서도 “일부 부서는 업무추진비가 없었던 곳도 있고 2021년부터 새로 생긴 곳도 있다. 대부분의 담당자들이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거나 바뀌었기 때문에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을 파악해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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