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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족 이야기
유영희 평택시 문인협회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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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5  11: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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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복천을 산책하는 일은 늘 평화롭고 유유하다. 하천 정비가 한창인 지금 베어낸 풀이 누렇게 마르는 냄새도 좋다.

‘평택시 바람길숲 조성사업’으로 나무의 수종을 늘이면서 심어진 배롱나무가 새 터에 뿌리를 내렸는지 씩씩하다.

벚나무가 있는 언덕길은 대나무가 촘촘 그늘을 드리우고 쉼터 의자와 그네에 앉아 천변에 피고 지는 꽃과 새와 오리를 바라보며 작고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노동자의 삶이 그러하듯이 모처럼 맞는 휴일에는 자연으로 들고 싶다.

신발 안에 갇힌 열 개 발가락 숨 쉬게 하고 싶어 양말을 벗고 맨발로 땅을 밟는다.

초록이 눈을 맑게 밝히는 길을 따라 걸으면 힐링 자연영상이 펼쳐진다.

나를 가로막는 하루살이 떼조차 반갑고 귀하다. 

아쉬운 것은 물이다.

폐수가 흘러들어 썩고 악취가 심한 혼탁한 물에도 팔뚝만한 물고기가 등을 보이며 노닌다.

떠나지 못하고 천의 터줏 주민으로 살아가는 오리들은 많게는 아홉 마리정도 새끼를 데리고 다니며 사는 법 조기훈련을 시킨다. 

새들의 육추기라 다리 높은 난간에는 비둘기 부부가 집을 지어 새끼를 기른다.

걷다가 휴식을 취할 벤치가 공교롭게 그곳에 있어 새들이 물어 나른 잔가지들과 배설물이 지저분하게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눈살 찌푸리지 않는다.

그들도 살아가야하지 않겠는가, 우리함께.

다리 아래 동네는 홈리스 동물의 거주지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가 돌보는 치즈태비 고양이 나비가 산다. 

초록잎 무성한 조팝나무 뒤편으로 또 다른 고양이 주민 집이 있다. 

사람이 돌보는 동물의 집을 보면 그 허름한 파란 천막이 그리 고울 수 없다.

깨끗한 그릇 갓 지은 밥과 물이 그득 놓인 걸 보면 세상에 천사가 없다는 말은 거짓말 같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늘어놓다보니 오리가족 이야기를 잊었다.

어미를 따라 능숙하게 헤엄치는 법과 얼굴을 박고 숨을 참으며 먹이를 사냥하는 법, 천적을 피하는 일들에 대해 훈육하는 오리 모습을 보게 된다.

한창 여유로운 때 갑자기 커다란 외가리가 큰 양 날개를 펼쳐 괴성을 지르며 날아들어 공격하며 지나간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영상에 담을 수 없었지만 분명하게 보았다. 

어린 아기 오리들이 편대를 지어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다시 어미 뒤를 가만히 뒤따르는 모습을 지켜본 언니와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소리 없는 박수를 보냈다.

엄마 오리가 통통하게 살찌워 키운 아기들이 험난한 한세상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나와 같은 어미의 심정이었을 것을 생각하니 더 없이 아름다워 눈물이 났다.

생이란 누구에게나 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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