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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와 장미
최희정(와온) 평택시 문인협회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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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03  13: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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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참새가 회사 현관 옆 장미나무 아래 쓰러져 있었다.

바로 전 잽싸게 날아와 출입 유리문에 부딪혀 머리가 부서졌다.

투명한 유리벽에 비친 구름에 벽 아닌 하늘인 줄 알았다. 

공간 바람 속에도 숨은 하얀 벽이 있다는 걸 참새도 모르고 살다가 장미가 흐드러져 꽃피울 때 새는 벽에 부딪혀 죽는다. 

일터 현관 오른쪽에는 한 평 남짓한 화단이 있다. 포도나무 한 그루와 그 옆에 장미가 심어졌는데 다섯 송이 연노랑 꽃이 피었다.

들장미의 향기는 진하였다. 

어쩌다가 이 들판에 심어졌나, 여린 새잎이 나오면서부터 들바람과 빗물에 시달렸다.

그래도 꽃을 피웠다.

가시는 좀 더 단단해졌지만 바람막이도 없이, 한송이 한송이가 상처투성이라 볼 때마다 아프다.

아늑한 정원으로 노랑빛 장미를 옮겨 심어야겠다.

고향집 나무문 안에 진분홍 월계장미와 함께 방긋 잠시라도 행복하게 피웠으면 좋겠다.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에게는 하나의 장미가 있었는데 소행성 b612 별나라에 두고 왔다. 지상에 피는 장미가 저 하늘 별과 함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가!

그는“긴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를 길들인 관계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썼다.

삶은 무수한 상호작용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요즘 시대는 책임을 오히려 피하여 사물과의 관계를 엉성하게 엮어가는 것 같다.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엉성한 관계라니! 고단한 삶과 세월이 오래도록 엮어진 탓이라고 생각된다. 

오늘은 장미의 시간이다.

 

‘사랑의 사자’라는 꽃말의 힘으로 녹아들어 사방에서 넝쿨로 울타리로 활활 타오른다.  

장미밭이다  핏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푸른 잎을 두르고  기진하면은  가시마다  살이 묻은  꽃이 피리라

- 송욱  <장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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