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 가지의 나이를 가지고 살아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다 통용되는 나이는 ‘세는 나이’다. 이는 출생과 동시에 한 살이 되고 해가 바뀌면 바로 한 살이 더 늘어 가는 계산법이다. 이 경우 12월 31일에 출생한 아이는 하룻밤 지내고 두 살이 된다. 그래서 이 경우를 애매한 나이라고 한다.

그 다음은  ‘만 나이’다. 이는 출생일을 0으로 하고 다음 해 출생일이 되면 비로소 한 살이 되는 계산법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연 나이’다, 이는 출생한 해를 0으로 하고 해가 바뀌면 출생일과 관계없이 한 살씩 더해 가는 셈법이다. 즉, 당년도에서 출생년도를 빼는 계산법이다. (예: 당년도 2022년-출생년도 2000년=22세)

국어사전에는 나이를 ‘사람이나 동 식물이 세상에 나와 지낸 햇수’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나이는 세상에 나와 지낸 햇수이기에 위에 나이 계산법 중에서 만 나이 계산법이 정확한 것이다.

그러나 엣 부터 내려오는 관습에 따라 아직까지도 우리의 나이는 ‘세는 나이’로 통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도 우리처럼 세는 나이였다가 지금은 만 나이를 사용하는 데 아마도 우리만이 보기 드믈 게 세는 나이를 사용하는 나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우리는 태아시절도 하나의 생명체로 보기 때문이라는 억지 논리도 있다. 

아무리 옳아도 오랜 세월 관습으로 내려오던 것을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쉽지 않은 일, 정착하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누가 “몇 살이요?”라고 물을 때, 선 듯 ‘만 나이’로 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만 나이는 자기 생일을 기준 하기 때문에 자기 생일이 되기 전까지는 전년도의 나이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습관대로는 생일 보다는 생년 중심으로 나이를 셈하였기에 생년이 같은 사람 간에도 생일에 따라 나이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혼돈이 올 것이다.

일일이 몇 살 몇 개월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현재도 일반적으로는 ‘세는 나이’로 표현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사실상 ‘만 나이’를 적용하고 있다. 병원에서 발행하는 처방전에도 보면 만 나이로 기록 되어 있는 것을 본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중국 유교의 가르침인 삼강오륜의 도덕지침을 지켜 왔다.

그중에 하나인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어른과 아이, 상하간의 질서와 순서가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유지되어야 올바른 사회가 유지 된다는 기본 정신이다.

그런데 무조건 나이만 높으면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한다는 그릇된 고정 관렴이 생겨서 동년 생 사이에도 생일이 며칠이라도 앞서면 형으로 예우해야한다.

또 연장자들은 연하자들 에게 지나친 권위와 자기주장만을 내세워 ‘꼰대’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래서 세는 나이는 실제 나이 보다 한 살 내지 두 살을 더 계산하기에 세는 나이를 선호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는 ‘만 나이’로 통일하게 되었으니 일상생활에서도 ‘세는 나이’나 ‘연 나이’는 잊어버리고 ‘만 나이’만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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